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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차입선 축소‥확장전략 제동 걸리나 채권 투자수요 위축…차환 물량만 수조 원

임정수 기자공개 2015-08-07 09:23:09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5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 계열사의 차입선이 축소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지배구조 공시 문제로 공모 조달이 어려워진 가운데 사모 조달도 투자 수요의 한계로 무한정 조달이 어렵다는 평가다. 자금 조달이 위축되면서 그 동안 지속돼 온 확장 전략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공모는 안되고·사모는 투자수요 위축…자금조달 덜커덕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한 동안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공모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그룹 지배구조 문제가 투자자들에게 핵심 리스크로 부상한만큼 상세한 지배구조 공시가 불가피한 상황.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계열사들은 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상세 공시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해외 계열사에 대한 실적에 대한 상세 공시도 부담이다. 롯데그룹 경여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쇼핑 중국 법인의 1조 원대 손실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계열사의 실적, 모회사의 지급보증 현황 등에 대한 공시 요구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최근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던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접었다. 대신에 은행권 대출과 사모 회사채 발행으로 눈을 돌렸다.

증권신고서 제출 부담이 없는 사모사채나 기업어음(CP)을 무한정 발행하기도 어렵다. 기관 투자자자의 상당 수가 롯데그룹 지배구조나 해외계열사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당분간 투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차입선 위축으로 자금조달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계열사는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를 올려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사모로 어느 정도까지 대응한다 하더라도 투자 수요에 한계가 있어 무작정 사모 발행을 늘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 회사채·CP 차환물량만 수조원…확장전략 제동 걸리나

이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어느 정도 진정되기까지는 자금 조달이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에 공모로 발행했던 회사채 만기도 줄줄이 돌아온다. 연내 만기 도래하는 롯데그룹 비금융 계열사의 회사채만 1조 원을 훌쩍 넘는다. 8월 초 롯데쇼핑 3500억 원, 롯데알미늄 300억 원, 10월에 롯데건설 1500억 원, 롯데케미칼 3000억 원, 12월에 롯데하이마트 3000억 원, 롯데제과 1000억 원 등이다.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포함하면 차환 물량이 수조 원에 이른다.

여기에 CP를 포함할 경우 차환해야 하는 물량은 크게 증가한다. 호텔롯데만 1조 5000억 원의 CP만기가 연내 도래한다. 롯데쇼핑(4500억 원), 롯데건설(2000억 원), 롯데제과(1000억 원) 등도 단기 자금을 계속 차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 회사채를 모두 사모채나 CP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투자자 풀(Pool)이 줄어든 상황에서 공모 자금 차환을 모두 사모성 조달로 전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기존 확장 전략 유지를 위해 예정된 투자를 집행하려면 차환 이외에도 더 많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롯데그룹은 올해 7조 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제2롯데월드, 소공동면세점, 국내외 인수합병(M&A)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해 투자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차입선이 협소해지면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차환 물량 조차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확장 전략 유지를 위한 추가 자금 조달을 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조달 여력의 한계 때문에 기존 확장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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