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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SI' 얼마나 확보할까 인수자금 마련 핵심될 듯…신세계·금호재단 등 거론

안경주 기자공개 2015-09-16 09:10: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5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당초 채권단과 박 회장의 매각금액 차이가 수천억 원에 달했던 것과 달리 그 간격이 좁혀졌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특히 박 회장의 현금동원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호산업에 관심이 높았던 기업을 중심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해 자금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4일 오후 금호산업 매각안을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안건으로 부의했다. 57개 채권금융회사들은 오는 18일까지 동의 여부를 결정해 서면으로 통지하게 된다.

금호산업 최종 매각가격(7228억 원, 주당 4만1213원)에 대한 채권단 표결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의 최종 제시가격에서 181억 원이 올라간 것은 채권단의 동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채권금융회사들이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채권단의 최종 매각가격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박 회장에게 남은 문제는 인수자금 마련이다. 특히 예정대로 이달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 박 회장은 한 달 이내에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박 회장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박 회장이 어떤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할 방침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금호산업 인수 주관을 맡고 있는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에쿼티(주식)가 먼저 확정되어야 하는데, 현재 채권단에서 매각 가격 결정에 들어간 상태"라고만 했다. 은행권 관계자들도 "인수금융 주선 의뢰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미 2012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3300억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만큼 당장 동원 가능한 현금이 많지 않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 특유의 재계 인맥을 동원해 전략적 투자자(SI)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자금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오는 방법은 현실적이지 않다. 시장 거래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에 투자를 할만한 FI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략적 파트너를 구하는 데 성패가 달려 있다"며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가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략적 파트너로 거론되는 곳은 신세계, 롯데, CJ, 칸서스자산운용 등이다. 특히 신세계는 박 회장의 '백기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점쳐지는 곳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광주 지역에서 금호타이어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던 기업들의 컨소시엄 참여도 예상된다.

신세계는 지난 2월 경쟁사의 불참을 확인하고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철회했지만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경험이 있다. 광주 신세계백화점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이 붙어 있어 전략적으로 손을 잡기도 용이하다. 또 관광·호텔·유통·건설 등 금호산업이 지배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 및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롯데나 CJ 등 유통업체도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올해 초 금호산업 인수전에 KT렌탈 인수 문제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마무리됐고 지배구조 문제도 해결 과정에 있다"며 "직접 인수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부담도 적어 전략적 파트너 참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인수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전략적 파트너 확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우호적이었던 은행들의 인수금융과 관련한 내부 기류는 긍정적이지 않다.

A은행 관계자는 "아직 박 회장 측에서 구체적인 제안이 오지 않았지만 금호산업 등에 여신이 많은 상황에서 추가로 인수금융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금융에 참여하더라도 박 회장 측이 3500억~4000억 원 이상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B은행 관계자도 "실무부서의 의견과 달리 건설업과 항공업에 대한 업황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산업 인수금융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은행 내 부정적 기류가 있다"며 "계열 증권사에서 인수금융 주관사를 맡더라도 은행의 참여를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박 회장이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서를 제출하면 이를 심사해 10일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박 회장이 한 달 안에 자금조달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산업은행의 보완 요청에도 자금조달 계획이 미비하다고 판단하면 매각은 중단된다.

또 박 회장은 SPA 체결 이후에도 통상적인 인수합병(M&A)의 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매각이 무산됐을 경우 박 회장은 위약료로 5%(361억 원)를 채권단에 지급해야 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인 M&A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 계획을 확인하지만 금호산업 매각은 협상자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만큼 따로 자금 계획을 살펴보는 것"이라며 "위약료 역시 박 회장의 현금 상황을 고려해 계약금을 받지 않고 매각 무산에 대한 패널티 성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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