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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등판한 쏠리드의 '결자해지' [팬택 M&A]자체자금으로 잔금 납부...시장 신뢰 극대화 효과

권일운 기자공개 2015-10-08 10:05:55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8일 09: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뒤늦게 팬택 인수 절차에 참여한 쏠리드가 결자해지의 면모를 보였다. 가장 큰 원동력은 앞서 벤처 신화를 일군 정준 쏠리드 대표의 의지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팬택에 얽힌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를 저버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쏠리드 입장에서는 거금인 466억 원을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당초 팬택 인수를 주도한 곳은 광학 저장장치(ODD) 제조사 옵티스였다. 옵티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EMP벨스타를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려 했다. 하지만 펀드 조성에 실패한 EMP벨스타가 컨소시엄을 이탈하면서 쏠리드가 구원 등판했다.

쏠리드는 컨소시엄 참여와 동시에 팬택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쏠리드는 중도금 60억 원을 자체 자금으로 납부한 데 이어 팬택에 운영자금 조로 30억 원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쏠리드의 재무 담당 임원이 직접 팬택의 상암 사옥에 파견돼 실무를 챙겼다.

쏠리드는 팬택 인수합병(M&A)에 힘을 보탤 투자자를 찾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9월 3일로 예정된 잔금 납부일까지 투자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법원과의 협의를 통해 M&A 일정을 연기했다. 대신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하겠다'는 심정으로 인수 대상 자산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거래 규모도 400억 원에서 466억 원으로 늘어났다.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시장의 반응응 냉담했다. 쏠리드가 팬택을 인수한다고 해도 저가형 스마트폰 사업을 성공시킬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했다. 그나마 일단 팬택이 쏠리드 품에 안긴 뒤 성장 자본을 제공하겠다는 곳은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인수 자금 자체를 제공하는 것데 대해서는 난색을 드러냈다.

쏠리드는 결국 플랜 B를 가동했다. 일단 팬택을 인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 대표의 판단에 따라 가용 자산을 총동원해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 대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분 형태로 자금을 투자하는 대신, 인수 주체가 될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쏠리드의 팬택 인수는 완전히 끝난 거래라고 보기는 어렵다. 팬택에 신규 자본을 자본을 공급할 투자자가 나타나고, 쏠리드의 곳간이 어느 정도 원상복귀돼야 실질적으로 M&A가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팬택 인수를 추진한 곳들은 시장의 신뢰를 저버린 경우가 많았지만, 쏠리드는 비교적 안정된 평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 모집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쏠리드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정준 대표는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명망이 높다. 따라서 이번 팬택 인수는 단순히 쏠리드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했다는 실리뿐 아니라 대의명분 측면에서도 정 대표에게는 상당한 의미를 지닐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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