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니치마켓' 무담보 NPL시장 잇따라 진입 신한금투·우리종금 등…규모 작지만 시장 경험 통해 안정성 검증돼
강예지 기자공개 2015-10-29 08:58:01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1일 1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니치마켓(틈새시장)'으로 알려진 무담보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 시장에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1금융권 담보부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간 시장의 성장과 투자경험을 지켜본 기관투자가들이 새로운 자금운용처를 발굴하기 위해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일각에서는 시중금리가 낮아진 가운데 투자회사들의 자금제공에 경쟁이 붙어 경매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한금투·우리종금·미래에셋증권 등 출사표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우리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최근 무담보 부실채권 시장에 진입하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개인신용회복채권(Credit Counselling and Recovery Services·CCRS)과 회생채권(Individual Rehabilitation Loan·IRL) 등 채무조정채권 리파이낸싱 건에 투자했다. 최근 진행한 2건의 투자금액은 900억 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채무조정채권을 인수한 투자자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리파이낸싱 건 위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종합금융도 무담보 부실채권 시장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올해 대체투자단을 신설한 우리종합금융이 팀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도 최근 무담보 부실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흐름 예측가능하고 불확실성 낮은 편
주요 은행의 담보부 시장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무담보 시장은 '니치마켓(틈새시장)'으로 알려져있다. 무담보 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은 공개입찰경매 등에서 낙찰된 투자자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머니투데이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무담보 채무조정채권 시장규모는 6254억 원, 올해 상반기는 3476억 원 상당이다. 집계되지 않은 상각채권과 재매각채권, 수의계약 등을 포함하면 시장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 진입한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신규 대출보다 리파이낸싱 건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경매 낙찰자가 자산을 인수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리파이낸싱이 일어나는데, 1년 이상 납입회차가 지난 채무조정채권의 경우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용회복위원회가 개인신용회복채권을, 법원이 회생채권을 각각 주관하고 있고, 적은 금액이지만 정해진 상환 스케줄에 따라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어 평가가 가능한 점도 매력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채무조정채권이 무담보이기는 하지만 담보부 채권보다 불확실성이 낮은 측면이 있다"며 "차주가 많기 때문에 풀(pool) 안에서 리스크 헤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담보 시장이 점차 알려지고, 먼저 들어온 투자자들을 통해 안정성이 검증되자 다른 기관들의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과 남양저축은행, 하나은행 등 일부 금융회사가 비교적 일찍 이 시장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투자자금 제공 경쟁…시장 가격에 영향
최근 1년여 간 4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무담보 부실채권 시장의 요구수익률도 내려간 상황이다. 은행과 캐피탈, 증권회사 등 금융회사들의 론(loan) 제공에 경쟁이 붙자 결과적으로 경매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자산관리회사(AMC)나 자산을 매각하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시장에서는 경매가격이 올라갈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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