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메리츠證, 현대상선 백기사로 나선 까닭은 1년 내 부도 가능성 낮아, 수익성·회수안정성 높은 구조

임정수 기자공개 2015-11-23 09:50:29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9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현대상선 백기사로 나선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상선에 실행된 대출에 100%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자금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담보로 잡은 현대증권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두고 백기사로 나선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종금은 오로지 회수 안정성과 수익성만을 따져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차주인 현대상선이 대출 만기인 1년 이내에 부도가 날 가능성이 적고 담보도 충분해 회수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높은 수준의 금리와 수수료 수입도 기대된다.

◇ 2500억 대출확약 제공, 상환 불발시 현대상선 대신 ABCP 상환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현대상선에 2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대출을 실행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대출 전액에 대한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 대금이 현대상선에 대출로 집행됐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100% 신용공여를 제공한 메리츠종금증권이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돈을 빌린 현대상선은 매각에 실패한 현대증권 지분 22.43%를 담보로 제공했다. 대출액 대비 담보가치는 130% 수준이다. 대출 만기는 1년으로 현대상선은 내년 11월 9일 오후 4시까지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500억 원어치의 대출을 모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유동화했다. SPC인 '스마트업제일차'와 '스마트업제이차'를 통해 각각 835억 원 씩, '스마트업제삼차'를 통해 830억 원어치를 유동화했다. ABCP의 만기도 대출 만기와 같은 1년씩이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은 현대상선에 기초자산인 대출을 적기에 상환하지 않을 경우 대신 원금을 상환하겠다는 신용공여(대출확약)를 제공했다. 현대상선이 만기일까지 대출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메리츠종금증권이 ABCP 상환 자금을 SPC에 대출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이다. 현대상선을 대신해 ABCP를 상환하고 현대상선에 구상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신용도로는 ABCP 신용등급이 A3-도 채 나오지 않는다"면서 "낮은 등급으로는 ABCP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ABCP 투자자를 찾기 위해서라도 메리츠종금증권의 신용공여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 메리츠證 현대증권 인수 검토 안해

일각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현대증권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둔 딜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ABCP 상환 책임을 모두 부담하면서까지 메리츠종금증권이 백기사로 나설 이유가 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대상선이 대출을 적기에 상환하지 않을 경우 메리츠종금증권이 신탁에 담보로 잡은 현대증권 주식을 처분(담보권 실행)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지분 인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러한 해석에 대해 현대증권 지분 인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오로지 위험 대비 수익률만을 따져 대출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현재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대출 기간인 1년 이내에 부도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향후 1~2년 동안 만기 회사채 차환을 지원할 예정이고, 자구계획도 상당 수준 실행해 유동성 리스크가 많이 경감된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에 돈을 떼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또 수익성을 가장 우선시했다고 밝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번 담보대출로 신용공여 수수료 등을 포함해 연 9% 선의 '이자+수수료' 수입을 거두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 및 신용공여 수수료로 받은 1.5%를 포함한 것이다. ABCP 발행으로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금리를 제외하더라도 차익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담보 안정성을 고려하면 회수 가능성도 나쁘지 않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대출을 적기에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담보권을 실행해 원금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기상환 불발 시 현대상선이 메리츠종금증권에 10%를 넘는 페널티 금리를 내도록 약정이 맺어져 있다"면서 "담보로 잡은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해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에도 계속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