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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KB, 최악의 경우 비빌언덕 '현대증권' 남았다 적은 인수부담 매력…인터넷전문은행, IB 분야 도약 가능

신민규 기자공개 2015-12-23 13:24:51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2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증권이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을 앞세워 일단의 승기를 잡았다.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무게추가 상당수준 기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가 탈락의 고배를 마시더라도 크게 잃을 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이라는 대형 매물이 남아 있어 업계 최강자 도약의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잡을 경우,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더욱 주력할 수 있게 됐다. KB금융지주 역시 규모로는 대우증권에 미치지 못하지만 시너지 측면에서는 현대증권이 그리 부족하지 않다는 계산을 내릴 만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1일 KDB대우증권 본입찰에서 2조4000억 원대의 가격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조1000억~2조2000억 원대 가격을, KB금융지주는 3개 후보군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인수자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낮은 가격을 적어낸 KB금융지주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가격과 3000억 원 이상 차이가 나 간극을 좁히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과거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이어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도 사실상 고배를 마시게 된 셈이다.

하지만 아직 현대증권이라는 대형 증권사 인수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증권사 인수합병의 최종 승자를 속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KDB대우증권의 인수가격은 두 금융사에 비해 다소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베팅에 나섰던 미래에셋증권이라는 경쟁자가 빠지면서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KB금융지주는 오릭스PE의 현대증권 인수가 무산된 인후 현대증권 인수에도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마친 상태라 KDB대우증권과 달리 인수부담이 적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혔다는 후문이다.

가격면에서도 KB금융지주의 구미를 당기는 부분이 많은 편이다. 지난 6월 현대증권 측이 오릭스PE와 본계약 체결 당시 합의한 매각가는 약 9400억 원 수준이었다. 최소 2조 원 이상의 인수가격을 적어내야 했던 KDB대우증권보다는 부담이 훨씬 적은 편이다.

자금력이 가장 강했던 KB금융지주가 KDB대우증권 매각 본입찰 당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점도 이러한 사실을 반영한다. KDB대우증권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사회를 설득시켜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라는 신성장 동력을 쥐고 있어 아쉬울게 없다는 판단이다. 인터넷은행과 KDB대우증권 인수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면서 인수부담 등이 거론됐지만 이제는 신성장 동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한국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따내면서 한국투자증권은 내년초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조직 신설과 증권업계 제도 개편에 대응해야 한다. 내년 6월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앞두고 IT인프라 구축과 초기 조직 운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KDB대우증권과 사업모델이 상당 부분 겹쳐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큰 악재는 아니라는 해석이 많은 편이다. 당초 한국투자증권이나 KB투자증권 어느 한 곳에 KDB대우증권이 인수될 경우 주식자본시장 또는 채권자본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됐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인수가 유력시되면서 IB업계 순위 변동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KDB대우증권 원매자 중 인수 이후 외형상 주식자본시장(ECM)에 가장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과 팽팽한 2강 구도를 기대해볼 수 있는 유일한 조합이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KDB대우증권을 인수해도 3위권에서 더 도약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순위권에는 항상 포함됐지만 공격적인 레코드를 쌓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회사채 시장(DCM)에서의 최적 조합 역시 미래에셋증권이 아닌 한국투자증권이나 KB투자증권이었다. 특히 KB투자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국내 시장의 40%에 달하는 회사채 주관 물량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의 새주인으로 부상하게 돼 자기자본(7조9000억 원) 업계 1위 증권사로 도약하긴 했지만 IB업계에서 단숨에 1위에 오르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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