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1월 12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을 주축으로 증권, 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금융업 전반에 발을 내딛은 농협금융지주의 총 자산(신탁 및 운용자산 포함)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400조 원을 넘어섰다.

2013년 말 293조 원에서 1년 6개월만에 400조 원의 벽을 넘어설 수 있었던 배경엔 비은행 계열사의 공이 크다.


농협금융지주의 총 자산에서 농협은행 기여분은 60%에 달할 정도지만 2013년 말 대비 지난해 9월 말 자산 성장세는 4%에 불과하다.

농협은행이 더딘 자산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생명의 자산 성장세는 19%에 달했다. 농협손보와 NH-CA자산운용의 성장세도 각각 7.9%, 9%로 농협은행 성장세의 두배 수준을 기록했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기존 NH농협증권과 합병을 거쳐 출범시킨 NH투자증권은 단숨에 76조 원의 자산을 추가하며, 농협금융지주 총 자산 400조 원 돌파의 일등공신이 됐다.

문제는 비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 비중이다. 외형 성장면에선 공로가 크지만 농협금융지주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감소추세다. 2014년 말 56%에 달했던 비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9월 말 30.4%로 감소했다.


◇계열 2인자 NH투자證, 시너지 창출 속 수익 유지 과제

NH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12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을 통해 출범했다. 출범 당시 NH투자증권은 자산과 자본 기준 국내 1위 증권사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합병 후 시너지 창출에도 성공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까지 NH투자증권의 실적은 합병 당시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매출 부문에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말 6조262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매출을 단순 합계한 예상치 4조1544억 원을 50.7% 초과달성한 실적이다. 영업이익 부문과 당기순이익 부문에서도 NH투자증권은 각각 198.8%, 250.4%에 달하는 예상치 초과달성률을 기록했다.

성공적 합병에도 증권업 본연의 낮은 수익성 개선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NH투자증권는 지난 9월 말 0.7%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록했다. 직전 3년간 우리투자증권이 기록한 ROA가 0.1~0.3%였던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단 수익성 호조는 지난해 금리인하에 따른 영향으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도 앞으로 수익성 제고를 이어나갈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보험계열사, 방카 영업기반 실종 '카운트다운'

NH투자증권이 규모면에서 계열 2인자라면 농협생명은 수익성 부문에서 계열 2인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배당성향도 2014년 65%에 달할 정도로, 농협금융지주에겐 효자 계열사다.

2012년 민영 보험사로 출범한 농협생명은 출범과 함께 생명보험시장점유율 4위 자리를 꿰찼고, 연 10%에 육박하는 자산 성장세를 기록하며 고속성장 모드를 유지 중이다. 규모는 작지만 농협손보의 성장세도 농협생명에 뒤쳐지지 않는다.

4000여개가 넘는 농·축협 단위조합을 통한 방카슈랑스 영업효과다. 문제는 오는 2017년 도래하는 방카슈랑스 '25%룰' 유예기간 종료다.

방카슈랑스 25%룰 유예기간이 1년여 남은 현재 농협생명의 방카슈랑스 비중(초회보험료 기준)은 96%에 달한다. 농협손보의 원수보험료 기준 방카슈랑스 비중도 92%다. 당장 업계에선 방카슈랑스 25%룰 유예가 끝나면 농협생명의 실적 30% 하락을 점칠 정도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의 실적하락은 농협금융지주 전체적인 입장에서도 비상 사안이다. 당장 실적 하락으로 농협 생·손보의 실적 하락시 배당수익이 줄어들고, 부족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배당재원은 농협은행 등의 부담으로 남겨진다.

현재 농협금융은 백방으로 방카슈랑스 25%룰 유예 연장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다. 자율경쟁 체제를 강조하고 있는 금융감독 당국의 보험감독 정책에도 위배될 뿐 아니라 형평성을 내세운 타 보험사의 반발도 거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