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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15년 숙원 이뤄진다 [2016 승부수]CSP 조만간 상업생산 돌입…후판 경쟁력 강화 기대

강철 기자공개 2016-01-14 08:18:49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2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1일 2016년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가 열린 포스코센터 서관 18층. 오후 5시 10분 경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VIP 중 가장 먼저 행사장에 등장했다. 취재진은 순식간에 장 부회장을 둘러쌌다.

올해 사업계획, 업황 전망, 재무구조 개선약정 졸업 여부, 자산 매각 등 여러 질문이 쏟아졌다. 장 부회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성심성의껏 물음에 답했다. 인터뷰 막바지 브라질 일관제철소인 CSP에 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CSP에 대한 투자는 다 끝났다. 올해 2분기 중으로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브라질 시장이 어려운 건 알지만 그래도 헤알화가 저평가 돼 있고, 건설비같은 경우 환헤지가 되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당사에 유리한 점이 많다. 조금만 더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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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6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장세욱 부회장.

CSP는 '원재료 자급을 통한 중장기 수익성 확보'라는 오랜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일관제철소 건립 프로젝트다. 포스코 브라질 발레(Vale)와 함께 법인을 설립한 2008년부터 마지막 투자가 이뤄진 2014년 3분기까지 동국제강이 투입한 자금은 7000억 원이 넘는다. 동국제강의 미래가 CSP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국제강은 CSP 건립을 추진하며 △저렴한 원재료(슬래브) 조달을 통한 후판 부문의 경쟁력 강화 △브라질·유럽·북미 시장으로의 판매망 확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기반 구축 등의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이와 함께 2015년 12월 화입을 목표로 원활한 공정을 유지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완공을 눈앞에 둔 지난해 브라질 경기 침체, 상이한 행정 절차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화입 일정은 연기됐다. 현지 주정부가 맡은 인프라 구축이 계획 대비 10% 이상 지연된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CSP를 '한겨울 씨감자'에 비유하며 사활을 걸고 프로젝트를 추진한 장세주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아쉬움이 더했다.

아쉬움은 잠시 동국제강은 곧바로 화입이 연기된 데 따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철광석 하역 시스템, 도로, 교량 등 그간 공사가 미진했던 인프라 건설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 하기로 했다. CSP의 생산 기조도 '안정적인 공정 시스템 구축을 통한 고품질의 슬래브 양산'으로 변경했다. 질적인 측면에서의 원자재 조달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가동을 서두르기 보다는 조업 안정성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뜻이다.

포항 제2후판공장을 폐쇄하며 후판 생산 기반을 당진공장으로 일원화한 것도 이 같은 '고품질 제품 비중 확대'의 일환이다. 동국제강은 해양플랜트용 극저온 후판을 포함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이 가능한 당진 후판공장의 가동률을 올해 95~100%까지 올릴 방침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CSP의 화입이 연기됐으나 상업 생산 시점은 기존 계획에 맞춘다는 목표 하에 각종 테스트와 공정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있다"며 "조기 조업 안정, 슬래브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현재 공정 진행률은 97%가 넘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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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부회장은 지난 4일 열린 시무식에서 '블랙스완(Black Swan effect) 경영'을 화두로 던지며 예기치 못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영 키워드로 '몰입'을 제시하며 임직원 전체가 목표에 집중해 성과를 창출하자고 당부했다.

'블랙스완 경영'과 '몰입'의 궁극적인 목표는 획기적인 수익성 개선이다. 동국제강이 영위하는 여러 사업 중 수익성 향상이 시급한 곳은 후판 부문이다. 중국산 저가 후판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녹록치 않은 업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CSP의 조업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국제강은 CSP가 상업생산에 돌입할 시 후판 부문의 제조원가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CSP를 통해 연간 150만 톤 이상의 슬래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 계약을 맺음으로써 슬래브 가격 변동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점도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다 주는 요인이다.

CSP의 자체적인 수익성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CSP가 동국제강과 유럽, 북미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한다면 가동 후 1~2년 안에 흑자를 낼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브라질 헤알 가치 하락은 슬래브를 대부분 해외로 수출하는 CSP 입장에서 오히려 유리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발레가 안정적으로 철광석을 공급할 예정이고, 공정 과정에서 포스코의 기술력이 접목되기 때문에 사업 초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며 "CSP가 수익을 낸다면 당사가 보유한 지분(30%)에서 발생하는 지분법 평가손익도 점차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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