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카드·자사주' 매입…금융사 지배 단순화 28일 이사회서 의결..금융지주회사 대비용 관측
윤 동 기자공개 2016-01-28 19:09:21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8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37.45%)을 모두 매입한다. 삼성생명은 기존 보유 중이던 지분(34.41%)에 더해 삼성카드 지분을 71.86%까지 끌어올린다. 제조업체(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금융계열사 지분을 그룹내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에 넘긴 것으로, 금융과 제조업의 복잡한 지분관계의 끈 하나를 단절시켰다.삼성생명은 이와 함께 시장에서 자사주 300만주를 또 사들인다. 자사주 추가 매입이다. 자사주가 늘어날수록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 관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카드 지분 매입 및 자사주 추가 취득을 내용으로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 주식 4339만3170주(37.45%)를 이날 장 마감 이후 장외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총 취득 예정 금액은 1조5404억여원이다. 삼성생명은 "현금으로 취득하며 사업 시너지 확대 및 안정적 투자수익 확보가 투자목적"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또 2946억원 상당의 삼성생명 주식을 장내에서 300만주(1.5%) 사들이기로 했다.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이미 자사주를 매입해 자사주 보유 비율이 8.71%다. 이번에 추가로 자사주를 사들이면 총 10.2% 가량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삼성카드 지분 거래에 대해 삼성생명측은 "보험과 카드사업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매입 이후 71.86%를 보유하게 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금융지주회사 체제 준비를 위한 작업이라는 관측이다. 지금처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비슷한 지분율로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는 금융지주회사법에서 금지한다. 제조업 계열사와 금융업 계열사가 함께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일은 지배구조 투명화라는 지주회사 체제의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계획은 없다"면서도 "금융 계열사의 지배구조가 지주회사 체제에 가까워지고 있기는 하다"고 했다. 삼성그룹은 대외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없다고 일관되게 밝히고 있기는 하지만 약 4년여간 지속해서 사업구조 개편과 출자구조 단순화를 도모하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대비하는 듯한 거래에 매진해 왔다.
자사주 보유량을 늘린다는 결정 역시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한다는 관측을 확산시킬 전망이다.
자사주는 지주회사 전환에 매우 용이하게 사용된다. 지주회사 전환 공식(삼성생명 기업분할→사업자회사 및 지주회사 주식 스와프→지주회사 전환)에 따르면 모종의 거래가 끝난 이후 삼성생명의 주요 주주인 삼성물산은 30% 이상의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금융지주회사 요건에 부합한다.
다만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까지는 중간지주회사법 개정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다. 삼성생명이 당장은 아니지만 중간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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