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보어드바이저 벤처 열풍...실효성은 ①개발업체 10여곳 등장...실력 미검증
이충희 기자공개 2016-02-19 10:54:1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6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저마다 스마트금융·핀테크 등의 이름을 붙인 조직을 신설하고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선점효과를 노리기 위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지난해부터 속속 생겨나기 시작한 로보어드바이저 벤처회사나 투자자문사들도 벌써 10여 곳에 달할 정도다. 이들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 시장을 매스마켓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수수료 수익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보고 있다.
◇국내에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업체 10여 곳 등장
로봇이 투자자문을 해주는 것을 뜻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했다. 이 때 생겨난 초창기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웰스프론트와 베터먼트는 현재 관리자산만 각각 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기존 금융회사들보다 훨씬 싼 자문수수료를 무기로 미국 내 자산관리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전체 관리자산이 약 200억 달러 수준인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45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2년 사이 국내에도 쿼터백투자자문, 디셈버앤컴퍼니, 에임(AIM), 데이터앤애널리틱스(DNA), 파운트, 두물머리, 드라코랩스 등 투자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다양한 벤처회사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모두 전문 로보어드바이저를 표방하는 벤처회사들이다.
쿼터백투자자문이 지난달 국민은행과 첫 로보어드바이저 신탁상품을 출시하며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회사들은 모두 올해 안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 자문사들 중에는 밸류시스템투자자문, 디멘젼투자자문, 에이서투자자문, 써미트투자자문 등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개발했거나 현재 준비 중이다. 이들은 조만간 일임형 상품이나 증권사와 협력한 랩어카운트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보어드바이저 하락장 검증은 아직...알고리즘 실효성 의문
이처럼 금융권 전반에 로보어드바이저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기술력 수준에서의 로보어드바이저가 과연 하락장이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제대로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회의론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지금까지 성공가도를 달려왔던 것이 상승장에 편입해 거둔 실적이라는 주장에 기반하고 있다.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성장한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도 아직 하락장에서 실력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변동성이 크고 하락세에 있는 현 시장 상황에서 이 산업이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까지 나오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벤처회사들이 만든 알고리즘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준비하는 증권사나 은행 관계자들은 벤처기업들이 제공하는 알고리즘을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투자 알고리즘에 대해 누가 명확히 검증해 놓은 것도 아니고 이 산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제한된 영역의 산업이 커지기 보다는 이 분야를 통합한 핀테크 자산관리 영역으로 비즈니스가 넓혀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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