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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의 부활]그룹 황태자로 키울까…우리지주 '추가출자' 불가피⑤증권가 상위권 진입, 자본 확충 필요…이중레버리지 비율 등 우리지주 투자재원 충분

양정우 기자공개 2024-05-17 13:27:35

[편집자주]

우리금융그룹이 증권 계열사의 부활을 선언했다. 임종룡 그룹 회장과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의 의기투합으로 옛 우리투자증권의 화려한 명성을 되찾겠다는 큰 그림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포스증권 인수는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신호탄일 뿐 금융업의 핵심인 사람을 찾는 일부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맨파워를 갖춘 뒤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영역으로 IB 파트를 낙점했다. 이미 대형사 입지를 굳힌 하우스도 영업 전쟁을 벌이는 증권업계에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더벨이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롭게 재탄생하는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뤄내는 황태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니면 때마다 수천억원 대의 자본 투입만 단행해야 하는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할 것인가.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계열(우리은행)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게 특징이다. 근래 들어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금융그룹의 순위 판도를 결정하고 있는 터라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는 숙원으로 여겨진다. 옛 우투증권처럼 국내 톱티어 증권사라는 효자 계열의 등장을 고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투증권이 메이저 하우스로 빠르게 자리잡으려면 인력 영입, 조직 구축과 함께 자본금을 확충하는 게 필수 과제로 꼽힌다. 전통 IB는 물론 사업 영역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려면 재원 확보가 불가피한 데다 금융 당국의 규제에 부딪히지 않도록 사전에 버퍼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만 우리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지속적 자본 투하가 예고된 가운데 자칫 밑빠진 독에 물만 붓는 양상도 경계해야 한다.

◇금융지주 실적 판도, 비은행 계열 좌우…우리금융, 우리은행 의존도 절대적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7조2025억원을 기록해 전년 18조815억원보다 4.8% 감소했다. 유일하게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KB금융지주가 4조6319억원을 거둬 전체 1위로 집계됐다. 그 뒤를 전년보다 6.4% 감소한 신한금융지주(4조3680억원)가 이었다.

국내 금융지주의 순이익 순위는 비은행 실적에서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 실적을 살펴보면 KB증권이 3896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07.5% 급증했고 KB손해보험도 35.1% 증가한 7529억원을 거뒀다. KB금융그룹에서는 비은행 계열의 실적 기여도가 27.9%에서 34%로 껑충 뛰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신한투자증권(1009억원)이 75.5% 급감한 실적을 거뒀고 신한라이프는 4724억원으로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 계열의 기여도는 37.9%를 기록해 전년(34.8%)보다 증가했으나 증권사 실적 감소의 폭이 너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리딩뱅크의 자리를 놓고 비은행 계열사의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여전히 우리은행 1곳에만 목매고 있다. 사업 라인업으로는 신용카드(우리카드), 종합금융(우리종금) 등도 있지만 은행 계열사의 실적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의 연결 자산 비중은 85.8%에 이르고 있다. 2018년 말 93.2%보다 낮아졌으나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경쟁 그룹이 비은행 역량 확대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사이 우리금융그룹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임종룡 회장도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제시하고 있다. 옛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와 우리자산신탁 유상증자 등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지만 가장 큰 이벤트는 단연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에 따른 증권 계열의 재등장이다. 우투증권의 부활이 임 회장과 우리금융그룹 입장에서 생존을 위한 숙원인 이유다.


◇우투증권, 증자 불가피 '한목소리'…초대형IB 도전시 3조 확충 필요

하지만 공식 합병 전까지 신생사로서 짜임새를 갖추더라도 우리금융그룹이 단행해야 할 후속 조치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한다.

우투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말 합산 기준 1조1500억원 수준(각각 1조1000억원, 500억원)이다. 국내 18위권의 중소형 증권사로 출발할 전망이다.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9조4390억원에 달하고 5조원이 넘는 하우스만 7곳에 달한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4조2725억원, 2조8529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조원 대 그룹은 우투증권의 지향점과 거리가 먼 중소형사들이다.

증권 비즈니스에서 자본 규모는 비즈니스의 확정성을 좌우하는 '키'다. 무엇보다 이들 자본을 굴려 뭉칫돈으로 만드는 게 증권업의 본질이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에서는 순자본비율(NCR)과 레버리지비율 등을 통해 과도한 자본 활용을 통제하고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고속 성장을 달성하려면 자기자본 확대는 필수 조치로 분석된다.

NCR의 경우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50~100% 사이에 있으면 금융 당국에서 경영 개선 권고를 받고 0~50% 사이의 경우 경영 개선 요구를 받는다. 순자본비율이 0% 미만이라면 경영 개선 명령이라는 강제력을 행사한다. 우투증권의 합산 자산이 10조원 정도인 만큼 상위권 수준(40조~50조원)의 볼륨으로 도약하려면 향후 조 단위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셈이다.

물론 구NCR과 비교해 신NCR은 증권사에 좀더 유리하게 개선됐다. 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 산출이 합리적으로 변경되면서 과도한 유휴 자본을 별도로 보유하지 않아도 대규모 자본 투자에 나서는 게 가능하다. 그럼에도 전통 IB 사업의 기본적 인수(Underwriting) 업무부터 지급보증, 대출채권 취득 등이 모두 NCR 산식에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레버리지비율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우투증권은 한단계씩 도약할 때마다 추가 증자가 뒤따라야 한다.

더구나 우리금융그룹은 우투증권을 10년 내 초대형 IB로 탈바꿈시킨다는 빅픽처를 갖고 있다. 국내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내부통제 시스템, 재무건정성, 대주주 적격정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현재 자본 규모를 감안할 때 앞으로 2~3조원에 가까운 증자가 필요한 것이다. 우투증권의 연간 합산 당기순이익은 아직 10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영업용순자본비율 산식.
◇우리금융지주 이중레버리지비율 안정적…묘안 고심, 추가 출자 카드 뽑을까

우리금융그룹은 추가 증자를 단행할 재무적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자 계열사 증자와 인수합병(M&A)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여전히 굵직한 투자에 나설 재원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이 각각 98.6%와 7.4%로 집계됐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총액(종속기업투자자산, 23조6705억원)을 자본총계(24조10억원)로 나눈 값이다. 금융 당국은 이 수치를 130% 아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시중은행 보유)의 이중레버리지비율 평균은 114.8%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10%에 도달하기까지 2조4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셈이다. 근래 들어 2000억원 안팎의 출자와 M&A 등을 소화했으나 이중레버리지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연간 순이익으로 쌓이는 자본 규모까지 감안하면 비율 변화가 거의 없었다.

향후 우리금융그룹이 뽑아들 카드에 증권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공격적 결단으로 우투증권에 이례적 출자를 단행할 수 있고 오히려 그 자금으로 중견 증권사를 인수하는 결정을 내릴 여지도 있다. 만일 우투증권이 초기 안정 궤도에 진입하는 것도 힘겨워할 경우 대대적 재원 투입을 감행하는 대신 중소형 알짜 하우스로 성장 전략의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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