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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카드사 ‘선지급 서비스’ 진입 불허 가맹점 대상 불공정행위 우려‥카드대금 지급기간 단축 우선

원충희 기자공개 2016-03-07 08:05:28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4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선지급 서비스(속칭 즉시결제)'를 허용해달라는 카드사들의 요청을 불허했다. 가맹점의 카드매출채권을 담보로 거래대금을 미리 주는 서비스가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카드사의 불공정행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가맹점에 거래대금 단기대출서비스, 일명 선지급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카드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저촉되는 업무는 아니지만 영세·중소가맹점 보호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상 카드사는 원칙적으로 신용카드 대금을 거래승인 당일에 가맹점에 지급해야 한다. 다만 전표매입을 통한 거래의 진위여부 확인, 부정사용 및 거래취소 등에 따른 결제액 변경 가능성 등 신용카드 거래의 특성을 반영해 전표매입일 이후 3영업일 내에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현금회전력이 약한 영세가맹점이 급전융통을 위해 카드매출채권을 담보로 대금을 미리 받는 게 선지급 서비스다. 카드매출채권을 담보로 선이자를 뗀 금액을 가맹점에게 준 뒤 카드사로부터 나온 대금을 수취하는 형태다.

금융위는 카드사에 선지급 서비스를 허용해주면 이자수취 목적으로 가맹점에 일부러 카드대금을 3영업일까지 늦춰 지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결제기술의 발달, 무서명거래 확대 등을 감안해 오히려 대금 지급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애초에 선지급 서비스가 나온 이유는 카드결제와 대금지급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란 시각이다.

문제는 카드사의 접근이 제한된 틈을 타 고금리 대부업체가 선지급 서비스 시장을 활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맹점의 카드전표를 수거해 카드사에 주는 밴(VAN·부가통신사업자)사나 밴 대리점이 대부업자로 등록해 선지급 서비스를 하거나 대부업체와 결탁, 가맹점의 신용카드 거래내역을 넘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폐해가 심각해지자 영세·중소가맹점과 카드업계 등은 금융위에 밴사 및 밴 대리점의 고금리 대부업을 단속하고 제도권 금융사를 통한 급전융통 방안을 마련토록 건의했다. 그 결과로 작년 4월 저축은행중앙회의 SB가맹점론이 출시됐으나 정작 가맹점들의 반응은 신통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에는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도 카드매출채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신용카드 부당수수료 시정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이 각각 0.8%, 1.3%로 낮아진데다 전산구축 등의 시간이 걸려 은행들의 참여가 활발하지는 미지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 저축은행도 진입할 수 있는 선지급 서비스에 카드사가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며 "선지급 서비스를 해소하기 위해선 대금지급 기간을 앞당겨야 하는데 새로운 본인인증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을뿐더러 전표수거 등을 주업으로 밴업계 반발에 부딪혀 진척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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