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24일 09: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4위 LG그룹은 세계를 주름잡는 계열사들이 많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글로벌 1위 사업자이며, LG전자는 최근 전략폰 'G5'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자부품사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1위다.이 회사들을 이끄는 수장은 어떤 사람들일까. 현장에서 시도한 돌발 인터뷰를 통해 그들 성격의 일면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에게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지난해 말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 주차장에서 퇴근하는 조 사장을 우연히 대면했다. 당시 물었던 것은 조 사장이 부임 후 처음으로 내놓은 전략폰 ‘V10'의 판매량이었다.
조 사장은 민감한 질문에도 당황하는 기색 없이 차분했다. 특유의 미소와 함께 '대박'까진 아니고 '중박'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히려 애플의 신제품 반응이 어떠냐고 기자에게 묻기도 했다. 그리고 V10은 정말 좋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10분간 이어진 대화에선 여유로움과 함께 자신감까지 느껴졌다.
사실 조 사장은 당시 부임 전에 출시된 G4의 흥행부진으로 짊어진 부담이 큰 상태였다. 하지만 그에게 조급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 만의 비전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V10 출시행사에서 판매량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근본적 변화 통해 저변을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었다.
그의 전략은 벌써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 사장의 두 번째 작품 G5는 세계최초로 디바이스(G프렌즈)끼리 결합할 수 있는 모듈 방식 디자인을 채택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G시리즈 역대 최고 수준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화끈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스타일이다. 지난 1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모친상 자리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시도하는 기자에게 덥석 어깨동무하며 ‘뭐가 궁금하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소탈했다. 기사로는 쓸 수 없었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도 시원시원했다.
한 부회장은 공대출신의 엔지니어통이지만 그의 진가는 화통한 성격을 기반으로 한 뛰어난 영업력에서 나온다는 평이다. 글로벌 고객사 경영진을 저녁자리에서 만나면 ‘악수'로 시작하지만 ‘어깨동무'로 끝난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고객사들이 한 부회장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은 공대출신의 기술통이지만 성격은 한 부회장과 정반대다. 그는 조용하면서도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모범생' 스타일이다. LG그룹 내에서 손에 꼽히는 학구파로도 통한다. 최근 LG그룹 공정거래협약식에서 만나본 인상도 그랬다. 박 사장은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적잖게 당황하며 정중히 거절했다. 조 사장과 한 부회장과 달리 외부 노출이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박 사장 역시 그만의 개성으로 LG이노텍의 부흥을 이끌 것이란 기대가 높다. LG이노텍은 B2B업체인 만큼 기술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특히 진입장벽이 높은 전장사업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말 부임한 박 사장이 실력발휘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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