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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오일터미널 합작 청산 이유는 FI측, 'IPO 무리' 판단, 실적 확대 지지부진

이윤재 기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6-03-25 10:22:11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4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오일터미널 재무적투자자(FI)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기대했던 시점에 기업공개(IPO)가 어렵다는 판단아래 FI가 서둘러 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유류저장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유류저장사업은 화주의 석유, 화학 제품을 보관하며 저장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이웃나라 일본이 대지진 등 지리적 여건으로 유류저장소 건설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노렸다. 국내 정유사 최초의 상업용 터미널 사업 진출이라는 대의적 명분도 사업진출을 거들었다.

1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부담을 덜기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사모투자전문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았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유류저장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고,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오일터미널을 2017년 상반기까지 기업공개(IPO) 시킨다는 약속도 맺었다.

상업가동에 들어간 현대오일터미널은 2014년 매출액 226억 원, 순이익 56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25%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오일터미널은 매출액이 280억 원으로 확대됐지만 순이익은 55억 원으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는 저유가와 맞물려 있다. 유류저장의 대가로 받는 수수료가 유가가 떨어지면서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턴어라운드 계기로 꼽히는 울산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지연은 부담이다. 정부는 현대오일터미널이 위치한 울산 온산일대를 국제 석유거래시장 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오일터미널은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와 오일허브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석유거래가 늘어난다면 현대오일터미널은 초기 사업진출 때와 달리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한 트레이딩 서비스, 벙커링 등으로 사업 확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주요 주주인 외국계 탱크터미널회사 보팍(VOPAK)이 저유가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투자를 철회했다. 석유 물류거래 활성화를 위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다. 사실상 전체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관계 부처인 산업부는 울산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에 대한 추진의지가 강하지만 저유가와 정치적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현대오일터미널이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과 내게 될 시너지를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국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같은 경영환경에서 IPO는 무리라고 판단해 현대오일뱅크에 투자금 상환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오일뱅크는 투자받은 원금만 돌려줄 뿐 이자는 지급하지 않아 금전적 손해는 보지 않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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