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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성전자, 현금 4000억 쌓아둔 이유는 평년 2배 규모…M&A 등 신사업 준비 가능성

이경주 기자공개 2016-05-03 08:32:03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2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전자업체 희성전자의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이 4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2000억 원 안팎에서 관리하던 것을 감안하면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어났다. 업계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자금 확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일 희성전자 201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희성전자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이 3945억 원이다. 전년 2919억에서 1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희성전자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현금성자산을 2000억 원 안팎 수준으로 유지해 왔지만 최근 2년 동안 매년 1000억 원 이상 현금을 축적하고 있다.

희성전자 현금성 자산

업계는 신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력사업이 업황악화에 직면해 타개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희성전자는 LCD(액정표시장치)패널에 사용되는 핵심부품 백라이트유닛(BLU)이 주력사업이다. 친인척 관계인 LG그룹의 LG디스플레이(LGD)에 주로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는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희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조7878억 원, 영업이익 55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8.4%,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까지는 LGD향 매출이 크게 늘어나며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었다. LGD향 매출은 1조6133억 원으로 전년 1조2259억 원에서 무려 31.6%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LGD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7.7% 57.9%로 10.2%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올해다. LGD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LCD패널 중국발 공급과잉과 이에 따른 판가하락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95억 원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 7439억 원보다 무려 7000억 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업계는 LGD가 2분기에는 적자에 돌입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GD는 2분기 5조5000억원, 영업적자 1857억원으로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첫 적자전환 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매출 50% 이상을 LGD에 의존하는 희성전자도 올해 적잖은 타격이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희성전자도 적자전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희성전자는 BLU사업을 하는 전자부문의 수익성이 이미 바닥수준이다.

지난해 전자부문의 매출은 2조986억 원, 영업이익은 13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6%에 불과하다. LGD가 올해 자사 실적부진을 이유로 BLU가격을 낮추면 바로 적자 전환할 수도 있는 취약한 수익구조에 있다.

희성전자 사업부문별 실적

결과적으로 희성전자가 단기적으로는 외부충격을 견디고, 장기적으로는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희성그룹 오너인 구본능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업황악화에 대비해 각 계열사들에게 현금유동성 확보와 신사업 발굴을 주문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경영환경 속에서 흑자경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현금 중심의 내실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며 "설비, 재고 등 자산 효율성을 높여 수익창출과 현금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성장 없는 조직은 결국 퇴락하고 말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며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한 신규사업 발굴에 대해서는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신사업은 M&A를 통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희성전자는 LCD패널 업황이 악화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M&A에 관심을 보여 왔었다. 희성전자는 2013년 중순 휴대폰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 한성엘컴텍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더불어 효림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성엘켐텍 자회사인 마이크롭틱스 인수 입찰에도 참여했다. 다만 당시 내부사정으로 인수를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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