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영진약품-KT&G생과 합병, FI '엑시트' 용도? 주주간계약서상 상장 이행 명시…IPO·매입청구 기대 어려워

김선규 기자공개 2016-05-11 08:34:2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진약품의 KT&G생명과학 인수가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자금회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G생명과학이 기업공개(IPO)가 여의치 않자 영진약품과의 합병을 통해 FI들에게 엑시트 창구를 마련해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KT&G생명과학은 2011년 18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FI를 유치했다. 신약개발을 위한 R&D투자금 확보가 목적이었다. FI투자자는 KoFC-KDBC Pioneer Champ 2010-4호 벤처투자조합, KoFC-파트너스 Pioneer Champ 2011-1호 투자조합 및 에스브이특허기술사업화투자조합 등 4곳이다.

FI투자자들은 주식인수계약서에 KT&G생명과학의 상장을 2015년 12월 31일까지 완료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넣었다. FI와 KT&G생명과학간의 계약 내용을 보면 KT&G생명과학은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 상장, 주권상장법인과 합병 등을 통해 2015년 말까지 상장을 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KT&G생명과학은 IPO(기업공개)가 쉽지 않지 않은 상황이다. KT&G(한국담배인삼공사)그룹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해 있어 바이오벤처기업 상장특례제도를 적용 받을 수 없고, 경영성과 및 이익규모 등에서 일반 상장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IPO 추진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물론 주주간 계약서상 IPO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FI들은 전환우선주를 매입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으나, KT&G생명과학의 상환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볼 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지난 2년 간 KT&G생명과학의 영업손실은 100억 원에 육박하며, 현금성자산 또한 6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KT&G생명과학이 관계사인 영진약품과 합병을 서두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미 계약서상 상장 완료 시일이 지났고, 합병 이외에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FI입장에서도 적정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영진약품과 합병안이 최선책이다. FI들은 양사간의 합병을 통해 보유 중인 전환우선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고, 합병에 따른 신주를 배정 받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영진약품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투자 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영진약품의 기존 주주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신주 발행으로 주식가치가 희석될 뿐만 아니라 FI들이 투자 목적상 투자금 회수를 위해 대규모로 매도할 가능성이 있어 합병 이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진약품과 KT&G생명과학간의 합병비율 1:0.61로 FI들이 배정 받은 주식은 대략 328만 주다.

여기에 영진약품이 KT&G생명과학을 인수하면서 각종 경영실적이 악화되는 등 적지 않은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KT&G생명과학의 높은 실적 변동성과 열악한 수익구조를 고려해 볼 때 합병 이후 적자 전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진약품의 수익성 저조와 맞물려 KT&G생명과학의 적자 규모가 확대된다면 합병 이후 영업실적 뿐 아니라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