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역대 최대 발행, PEF·헤지펀드 큰손 등장 연 누적 2.2조 돌파, 기업별 활용법 다양…일부 CB 디폴트, 부작용 우려도
배지원 기자공개 2016-05-13 13:32: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2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환사채, 교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Mezzanine) 발행 규모가 연간 누적 기준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고 있다. 주식연계상품이나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한 자금조달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대변하고 있다.올해 발행된 CB, BW, EB, 신종자본증권의 규모는 2조 3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은 전환사채였다.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금지된 후 메자닌 시장이 침체기를 걷는 듯 했지만 이후 전환사채(CB)가 그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상품, 규모별로 기업의 활용도 역시 다양했다. 우량한 기업은 자기주식이나 보유주식을 처분하면서 부채도 줄였다. 비우량한 기업은 공모채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주식연계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본을 늘리고 있다.
최근 투자자 저변까지 넓어지면서 메자닌 상품을 인수하고자 나서는 기관과 리테일이 크게 늘었다. 다만 최근 메자닌펀드에 담았던 회사 중 디폴트가 발생건이 등장하면서 투자가 과열과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발행량 이미 2.2조 돌파…기업 활용법 다양
올해 1월부터 5월11일 현재까지 발행된 메자닌 상품의 총 발행규모는 2조 2476억 원이다. 넉달여 만에 지난해 연간 메자닌 상품 발행량 4조 1000억 원의 55% 수준에 근접했다. 현재 발행 추세로 볼 때는 최대 발행이었던 작년보다 조 단위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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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상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단연 전환사채였다. 올해에만 총 1조 2742억 원이 발행됐다. 반면 과거 가장 큰 규모의 발행비중을 차지했던 BW는 단 880억 원 어치만 발행되는 데 그쳤다.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된 후 발행량이 급감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CB가 이를 완벽하게 대체한 모습이다. CB는 지난해에도 3조 원 이상 발행됐다. 이는 과거 BW 시장의 규모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가장 큰 규모의 CB 발행사는 GS건설과 카카오였다. 두 회사 모두 당초 2000억 원 규모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수요가 넘치자 2500억 원으로 발행규모를 늘렸다.
자기주식이나 보유주식을 처분하려는 기업들의 교환사채(EB) 발행도 있었다. 올해 발행규모는 총 3154억 원으로 11일 발행한 카카오의 해외 EB가 2300억 원을 차지했다.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5년 만기로 EB를 발행했다.
◇투자자 저변 확대…최근 CB 디폴트 사태 영향은?
투자자가 다양해지면서 ELB 상품에 대한 수요도 대폭 늘어났다. 가장 주된 투자자는 증권사, 투자자문사, 사모펀드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증권사가 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자문사는 22%, 사모펀드는 11% 수준이다. 다만 증권사는 셀다운(Sell-Down) 형태의 인수가 많아 최종 인수자가 아닌 케이스도 포함됐다.
눈에 띄는 투자자는 사모펀드(PEF)다. 2013년만 해도 1%의 비중만을 차지했지만 지난 2015년 11%까지 투자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최근 안정성 보장되는 메자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헤지펀드가 메자닌 시장의 주요 투자자로 올라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모 발행 비중도 절대적으로 늘어났다. 2012년 사모 조달은 약 70%를 차지했다. 올해 4월 기준으로는 93.7%까지 늘었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자풀이 확대되고 메자닌의 투자수익률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사모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사모시장의 확대가 메자닌 시장 자체를 키우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디폴트 사태로 메자닌 펀드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KTB자산운영이 펀드에 담았던 나노스의 CB가 디폴트 선언을 받았다. 기업은행과 산은캐피탈도 해당 CB를 담아 손실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메자닌 펀드에 대한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운용사의 수요에 비해 발행사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메자닌 상품이나 추가 펀드 운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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