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 계열사, 교촌푸드라인 '데자뷔' 에스알푸드·수현에프앤비 '부채급증-완전자본잠식-청산' 수순
이효범 기자공개 2016-05-31 08:26:42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7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촌에프앤비의 계열사인 에스알푸드와 수현에프앤비가 자본잠식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청산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두 계열사는 교촌에프앤비가 2013년 흡수합병했던 교촌푸드라인과 유사한 전철을 밟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27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계열사인 에스알푸드와 수현에프앤비를 조만간 청산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소스사업을 맡을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에 소스 생산을 목적으로 한 에스알푸드를 청산할 것"이라며 "수현에프앤비도 숯불가공제품 사업에서 철수하고 청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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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에프앤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스알푸드는 2012년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설립됐다. 식료품제조업, 조미료 및 식품첨가물제조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에스알푸드의 자산은 7억 259만 원이다. 부채와 자본은 각각 6억 5258만 원, 5000만 원으로 구성돼 있다.
에스알푸드의 부채가 급증한 이유는 교촌에프앤비와의 대여거래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에스알푸드에 6억 5157만 원을 대여했고, 미수수익 2254만 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에스알푸드의 장부상 부채로 잡혔다.
에스알푸드는 이듬해인 2013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1년 간 매출이 없다보니 판관비와 영업외비용 등의 고정비로 인해 결손금이 발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순손실만 6190만 원으로 1년 만에 자본금 5000만 원을 모두 까먹었다. 자본잠식 상태는 작년 말까지도 해소되지 않았다.
또 다른 계열사인 수현에프앤비도 2012년 자본금 1억 원으로 설립됐다. 에스알푸드와 마찬가지로 설립된 이후 교촌에프앤비로부터 대여금을 수혈받아 부채가 급증했다. 2012년 말 기준 자산은 21억 3133억 원으로 자본을 뺀 부채가 20억 7081만 원에 달했다. 손실 때문에 자본도 일부 잠식됐다.
수현에프앤비는 2013년 12억 원 가량의 손실을 내면서 연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설립 이후 매년 1억~2억 원 가량의 매출을 내긴 했지만 매출을 웃도는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 후에도 수현에프앤비는 지속적으로 교촌에프앤비에게서 대여금을 지급받았다. 작년 말 기준 대여금 규모는 38억 원에 달했다.
에스알푸드와 수현에프앤비는 이처럼 2012년 자본금 5000만 원~1억 원으로 설립된 직후 교촌에프앤비와의 대여거래를 통해 부채를 크게 늘렸다. 사실상 모회사와의 대여거래를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손실이 쌓였고, 결국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계열사는 교촌에프앤비의 계열사였던 교촌푸드라인과도 유사한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촌푸드라인은 2011년 하반기 자본금 1억 원으로 설립됐다. 교촌에프앤비와의 대여거래로 부채가 74억 원에 달했다. 이듬해 영업을 통해 75억 원의 매출을 냈지만 순손실도 15억 원에 발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증자로 자본금을 수혈받기도 했지만 결국 2013년 교촌에프앤비에게 흡수합병됐다.
교촌에프앤비는 2013년 8월 흡수합병 당시 교촌푸드라인의 자산 71억 원 가운데 부채가 69억 원에 달했다. 합병 대가로 지급한 현금은 없었지만 사실상 부채를 모두 떠안은 셈이다.
교촌푸드라인이 보유한 부채의 대부분이 교촌에프앤비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교촌에프앤비는 2012년 말 기준 교촌푸드라인에 대해 53억 원의 채권을 보유 중이었다. 당시 매출거래가 2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채권은 대여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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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알푸드와 수현에프앤비의 이사진이 권원강 회장을 비롯한 그의 일가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교촌푸드라인과 공통점으로 꼽힌다. 에스알푸드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는 권 회장의 부인인 박경숙 씨와 친척인 권순철씨가 각각 올라있다. 수현에프앤비의 사내이사에도 권 회장이 등재돼 있다. 마찬가지로 교촌푸드라인에서도 권 회장의 자녀인 권유진씨와 친인척인 권원도 씨가 사내이사를 맡았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러나 교촌푸드라인과 달리 두 계열사를 흡수합병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흡수합병하지 않고 청산할 경우에도 교촌에프앤비는 계열사에게 지급했던 대여금을 모두 회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에스알푸드와 수현에프앤비를 청산할 예정이지만 교촌에프앤비가 흡수합병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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