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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신동주 '반격 불씨' 살리나 [흔들리는 롯데]종업원지주회에 긴급 이사회 제안, 우군 확보 총력 기울일 듯

이효범 기자공개 2016-06-13 08:07:48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2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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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은 지난 3월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쓴 맛을 봤다.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그를 지지하는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해임하고, 본인을 등기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신 회장의 승리로 굳어지는 듯했던 경영권 분쟁에 최근 돌발 변수가 터졌다. 검찰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롯데를 겨냥하면서 신 전 부회장이 다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달 말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 전 부회장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에 손을 내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난 10일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보도에 대해'라는 제목의 긴급성명을 냈다. 성명서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롯데그룹 측의 해명을 요구하고,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를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10일 오전 비자금 조성 혐의를 근거로 롯데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와 신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 1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신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필요 자금을 마련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검찰 수사가 롯데홀딩스 경영권 장악을 노리고 있는 신 전 부회장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의 원리더로 부각된 신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그를 지지해온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공고했던 표심에 균열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임원지주회, 관계사 3곳,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기반으로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의 몫을 합치면 의결권 지분율이 53.4%에 달한다.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광윤사 지분과 개인 지분을 합쳐 33.8%이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 직후 종업원지주회에게 긴급협의를 요청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신 회장의 지지기반을 흔들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지분 27.8%(의결권 기준 31.1%)를 차지하고 있다.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만 받더라도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탈환할 수 있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관리직군의 과장급 이상 직원들로 구성돼있다. 롯데홀딩스 주총은 2015년 1월 이후 4차례 개최됐으며 지금까지 종업원지주회는 신 회장과 현 경영진을 지지했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종업원지주회를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롯데홀딩스의 상장 카드를 꺼내들면서 종업원지주회 1명당 25억 원 상당의 주식을 쥘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사재를 털어 직원복지기금 설립을 고려 중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주요 경영진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주총 안건에 상장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이달 중에 무리 없이 주주총회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당분간 종업원지주회 등 우군확보를 위한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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