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6월 20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지스틱스 경영권 양수를 추진 중인 롯데그룹이 전략적 투자자(SI)와 잔여지분 공동 인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I 유치가 현실화된다면 롯데의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취득량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20일 M&A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오릭스PE는 일부 SI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인수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로지스틱스의 현 대주주는 88.8% 지분을 보유한 '이지스일호㈜'다. 이지스일호는 오릭스PE(35%)와 롯데그룹(35%), 현대상선(30%)이 컨소시엄 형태로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여기서 롯데가 다른 출자자 지분을 모두 매입, 경영권을 넘겨받는 게 이번 딜의 핵심.

이를 통해 현대상선은 보유지분 일체를 현금화해 재무구조 개선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반면 오릭스는 딜던 이후에도 (현대로지스틱스의) 마이너리티 홀더 지위를 유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롯데의 현대로지스틱스 인수·합병 작업이 오릭스 입장에선 금시일 내 현금화 수단이 아닌, 보다 장기적 차원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 일환인 셈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제3의 투자자(SI)가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해당 SI는 오릭스와 마찬가지로 당초 롯데그룹이 전량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일부를 책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과거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함께 인수한 투자자들(오릭스·현대상선)로부터 경영권을 이양받기로 결의했다. 주식 취득은 공동 인수자들이 설립하는 별도 SPC를 통해 실행할 방침인데, 여기엔 외부 투자자의 출자 및 차입이 있을 수 있다고 롯데는 공시했다. 출자·차입 규모에 따라 롯데의 현대로지스틱스에 대한 지분율이나 취득액이 상당 부분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에선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로지스틱스, 롯데푸드,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리아 등 계열사 8곳이 순차적으로 이지스일호가 소유한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대금납입 기준 거래일자는 잠정적으로 오는 9월로 잡아놨으나 이는 가변적이다.

*출처: 금융감독원

롯데는 이지스일호의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전량 취득금액을 총 6280억 원(1621만 5111주, 신주인수권 취득분도 포함)으로 책정했다. 현대로지스틱스에 최초 투자한 시점의 가격(2014년 9월, 약 6290억 원)을 토대로 추산한 것일 뿐, 이 또한 확정된 수치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 당사자들끼리 미리 설정해둔 밸류에이션 공식에 따라 클로징 시기에 따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PE와 SI는 현대로지스틱스-롯데로지스틱스 간 합병 시너지를 노리고 재투자 및 신규 투자를 단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택배시장 2~3위권의 종합물류회사로서 모든 라인업을 갖춘 현대로지스틱스(성장성), '세븐일레븐' 등 롯데 편의점 사업의 밴더로서 그룹 내 캡티브 물량 90% 이상을 책임지지만 자생력이 약한 롯데로지스틱스(안정적 수익성)가 결합된 이후의 상승 효과를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