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6월 27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첫 공모채 발행을 추진 중인 현대건설이 불안정한 업황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렵연합 탈퇴, Brexit) 여파까지 더해지며 이중고에 직면했다. 앞서 삼성물산이 투자자 모집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키워왔지만 최근 금리 불확실성을 유발하는 대형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자금유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주관사단(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투자증권)은 최근 회사채 트랜치를 5년 단일물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5년물과 7년물 조달을 계획했지만 시장 태핑(수요 조사) 결과 장기물에 대한 투자자 확보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업체들은 신용도에 상관없이 한 곳도 공모채 시장을 찾지 않았다. 자금이 필요한 A급 이하 건설사들은 메자닌 혹은 사모채로 자금을 조달해갔다. 삼성물산이 한 차례 연기 끝에 조달에 성공했지만 상사, 패션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감안하면 순수 건설사로 보긴 힘들다는 평이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AA급이나 나머지 A급 이하의 신용도에 상관없이 건설업체들은 다 불안하다는 인식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 팽배하다"며 "삼성물산 회사채의 경우도 단골 고객인 국민연금이 빠진 것만 해도 과거와 다른 기류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지 않은 유일한 곳이다. 하지만 미청구공사 규모가 1분기 기준 2조 5047억 원 규모로 집계되는 등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매출액의 5% 이상을 차지하는 25개 공사 현장 중 14곳에서 미청구공사 대금이 발생했다. 특히 상당 비중이 중동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사업 불안정성에 더해 지난주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서 투자자 모집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채권시장 내 한정된 공급물량 탓에 AA급 회사채에 대한 과수요 상태가 지속됐지만 보름여 만에 다시 투자자 모집이 안갯속에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당장이야 브렉시트로 인해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 금리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회사채 투자 시점의 금리보다 더욱 하락할 시 수익을 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 위험이 불거지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참여 여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유일의 AA급 건설사라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채 등 투자수요가 안전자산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존 AA급 투자수요는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A급에 대한 보수적 투자 집행이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IB 관계자는 "금리가 어디로 튈 지 모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AA급 LS산전의 수요예측 결과가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대건설이 건설업종이란 점, 발행(내달 중순)까지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예단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