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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적정성 문제없는데...", 억울한 우리은행 유상증자 계획·유인 없다...카드내부등급법 적용시 BIS비율 14%대로 상승

윤동희 기자공개 2016-06-29 10:41:07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8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자본확충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4월 해외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작업을 시작으로 제기됐던 자본적정성 하락 우려가 실현화될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28일 자료를 통해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은 필요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우리은행의 자본적정성이 하락추세에 있으며 BIS비율 상승을 위해서는 자본확충을 해야 하고, 우리은행 지분투자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은행은 "현재 BIS비율이 9월 말이면 타행 수준인 14%대까지 오르게 되어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며 "오히려 자체적인 자본확충 계획을 통해 증자 없이도 자본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13.55%이다. 조만간 카드내부등급법이 승인되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 이 비율은 약 0.5% 상승해 14%대까지 올라가게 된다. 은행 내부적으로는 우량자산 비중과 저비용성 예금 확대를 통한 수익성 증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의 방법을 통해 9월 말까지 BIS비율 14.1%, 기본자본비율 11.0%, 보통주자본비율 9.0%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등급법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추정한 리스크 측정 요소를 활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은행을 포함 금융회사들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표준모형에 따라 BIS비율을 산정했지만, 이제 자체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BIS 비율을 산출하는 것이다. 카드사 경우 영업특성과 규모 상 그동안 은행 수준의 기업신용평가를 하기가 어려웠다. 좀더 세밀한 평가 방식이 되면 과대계상됐던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카드 내부등급법 도입을 준비해 지난 21일 신청, 연내 금감원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현재 보통주자본비율은 8.68%다. 추가적인 증자 없이도 2019년 바젤Ⅲ 규제비율인 8.0%를 상회하고 있다. 국내 신용등급 AAA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인 BIS 비율 12.5~14%, 기본자본비율 10%도 충분히 충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우리은행이 지적받은 BIS비율의 하락추세는 실적이나 재무구조와는 상관없는 흐름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억울한 지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분할매각 과정에서 자본비율이 떨어지게 됐다. 2014년 우리금융지주 시절 지방은행과 증권사 등을 매각하고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했다. 팔고 지주에 남아있던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은 자연스레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들어왔다.

물론 우리은행의 지난 1분기 BIS비율(13.5%)은 경쟁은행보다 2% 포인트 가량 낮다. 일부 지적대로 경쟁은행 대비 낮은 수준은 맞지만 이는 우리은행만 여타 시중은행과 달리 은행지주회사 체제를 취하고 있는, 구조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수치다. 만약 우리은행 산하의 5개 자회사, 카드사 등의 위험가중자산을 제외하면 15.1%까지 올라간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과 신한, 하나은행의 비율이 15.81%, 15.0%, 15.3%인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우리은행은 자산클린화 작업을 통해 올해 문제가 되고 있는 취약업종에 대한 고정이하 여신을 지난해 30% 가량 감축시켰다. 고정이하여신 비율 또한 매분기 감소시켜 올해 말에는 타행 수준인 1%대 이하로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충당금 적립비율도 높여 잠재 부실요인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일례로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분류작업도 신한 등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요주의로 바꾸기로 했고 선제적으로 쌓아둔 충당금 덕에 여신 재분류에 따른 충격 정도도 크지 않다.

국제 신평사 무디스는 지난 4월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단계 떨어뜨렸는데 이러한 요인들보다는 단순하게 BIS비율 하락수치만 보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광구 행장은 이러한 외부 시각에 자극을 받고 지난달 우리은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신평사들을 직접 방문하며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현황을 설명하고 다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순이익 증대 및 우량자산 비중 확대를 통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기존 최대주주인 정부의 증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체 재무계획을 통해 충분히 우량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으며, 2019년 바젤Ⅲ 도입 이후에도 개선된 수준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지분투자자들의 증자참여는 논의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예금자보호법상 정부는 경영이 정상화된 우리은행의 증자에 참여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를 희석(Dilution)시켜 주가하락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민영화를 앞두고 주가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증자를 추진할 유인도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향후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칠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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