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伊 마그네티 마넬리 인수전략은 시너지 부문 선별인수 추진 예상… 이재용 '실용주의' 영향
정호창 기자공개 2016-08-08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5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 계열사인 자동차 부품사 '마그네티 마렐리(Magneti Marelli)' 인수 추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딜 성사 가능성과 삼성그룹의 인수합병(M&A) 전략 등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IB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협상 주도권을 쥔 상태에서 마그테니 마렐리의 사업 부문 중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한 IT 전장사업 일부만을 선별해 인수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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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관측에 대해 삼성전자는 "시장 추측이나 루머에 대응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으나, 시장에선 인수검토 착수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M&A 검토에 나선 것은 사실이나 아직 초기단계로 인수에 대한 구체적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IB업계에선 피아트그룹이 마그네티 마렐리의 전체 매각을 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그룹은 일부 사업부만 부분 인수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글로벌 자동자 부품업계 30위권 업체로 조명, 엔진제어, 서스펜션, 쇼버, 전장, 배기제어, 플라스틱몰딩, 엔터테인먼트, 텔레매틱스, 파워트레인 등 다양한 부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명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선 엔터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조명, 계기판, 제어시스템 등 시너지 효과 창출이 용이한 IT 관련 전장부품 부문 외에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모터스포츠 사업 등은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 해당 사업을 확대하거나 업계 상위권으로 성장시키기 어려운 탓이다.
이 때문에 IB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피아트그룹과의 협상 과정에서 필요한 일부 사업부의 분할 인수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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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일류로 키워낼 수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성장시킬 능력을 갖춘 인수자를 찾아주고, 삼성그룹 품에서 일류 도약이 가능한 사업은 당장 높은 투자비용이 들더라도 적극적으로 인수해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이 인수합병에 대해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원칙이다. 그가 와병 중인 부친을 대신해 삼성그룹 경영을 맡자마자 선대로부터 40년 이상 영위해 온 화학과 방위사업을 과감히 정리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확고한 원칙과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전제를 바탕으로 인수전략을 추진하되 상대가 지나치게 무리한 조건을 내세워 거래 성사시 삼성그룹이 입게 될 손실이 크거나 실익이 적을 경우엔 과감히 딜을 포기하는 것도 이 부회장의 M&A 스타일이다. 올 상반기 그룹 포트폴리오 정비를 위해 프랑스 퍼블리시스 그룹에 매각을 검토했던 제일기획을 다시 품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피아트그룹과의 인수합병 거래가 매각주체(Seller)보다 인수자(Buyer)에게 유리하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협상 주도권을 쥐고 분할 인수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마그네티 마렐라는 이미 수년 전부터 매각설이 돌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오래 거론돼 온 잠재매물이다. 피아트그룹의 재무상태가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피아트그룹은 마르치오네 회장이 직접 나서 GM에 인수합병 구애를 보내는 등 자산 매각과 부채 축소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자업계에서 높은 위상과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수적인 자동차 부품시장에선 그 명성이 통하지 않기에 전장사업 본격 진출을 위해선 M&A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이번 인수검토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선 마그네티 마렐라 외에도 인수를 추진할 수 있는 글로벌 부품업체가 적지 않은데다, 피아트그룹의 사정이 좋지 않기에 협상 주도권은 삼성이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안전성과 신뢰되 문턱을 넘을 창구로 마그네티 마렐라가 필요한 것이지 사활을 걸 정도의 매물은 아니기에 삼성이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기 보다는 자신들의 목표 달성에 중점을 두고 인수협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M&A업계 전문가는 "마그네티 마렐라가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고 피아트그룹 입장에선 분할 매각보다는 통매각을 선호하기에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설 경우 딜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이 부회장과 피아트 그룹의 관계가 돈독하고 삼성그룹의 전장사업 진출 의지가 강하기에 만약 삼성전자가 상대 요구를 수용해 마그네티 마렐라 전체를 인수한다면, 파워트레인과 모터스포츠 사업 등 시너지 효과 창출이 어려운 사업부문은 재매각이나 정리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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