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한진해운 용선주와 개별협상 '플랜B' 가동 현대상선, 우량 컨테이너선 확보 추진...롱비치터미널 매각 땐 입찰 참여
길진홍 기자공개 2016-09-01 08:30:22
이 기사는 2016년 08월 31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단이 한진해운 용선주와 개별협상을 통해 우량 컨테이너선 확보를 추진한다. 한진해운 회생 또는 청산 절차 과정에서 매물로 나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롱비치터미널 입찰 참여도 검토 중이다.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1일 오전 한진해운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금융시장 대응 회의'를 열고 "현대상선을 통해 한진해운의 선박과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자산을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 중 영업이익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알짜 자산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국내 해운 경쟁력 약화 우려에 따른 조치이다. 동시에 채권단이 소유한 현대상선의 영업력 강화 포석도 깔려 있다.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 인수는 주로 선박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은 올 3월 말 기준 컨테이너선 95척, 벌크선 44척, 탱크선 12척 등 총 151척을 운항하고 있다. 사선과 용선이 각각 60척, 91척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이 확정되면서 용선주들은 선박 회수를 추진 중이다.
채권단은 한진해운 용선주와 개별 협상을 통해 선박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 포트폴리오를 감안해 알짜 대형 컨테이너선 매입에 주력한다. 할부 형태로 한진해운이 소유하고 있는 사선은 계약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용선료 미지급을 이유로 사선을 가압류한 용선주와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선박 인수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주 현대상선 신임 사장이 확정 되면 곧바로 후속 절차에 들어갈 것을 전망된다.
채권단은 또 미국 롱비치터미널 인수도 필요할 경우 추진키로 했다. 한진해운은 50% 이상의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 가치는 3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진 등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과정에서 법원 판단에 따라 회생 또는 청산 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향후 처리 과정에서 매물로 나올 경우 입찰 참여 등을 통해 이를 확보할 계획이다.
롱비치터미널은 아시아~미주 구간의 화물창구인 롱비치 항만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연간 3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의 화물을 취급할 수 있다. 미국 서부항만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을 거점으로 아시아~미주 노선 점유율 7% 이상을 기록했다. 머스크(9%), MSC(7%) 대등한 수준으로 현대상선이 이를 확보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선박 등 주요 자산 인수와 맞물려 탄력적으로 한진해운 인력을 흡수키로 했다. 다만 현대상선 내부적으로 구조조정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력 흡수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보유한 우량 자산 인수는 중장기간 선박 등을 중심으로 검토가 이뤄질 것이다"며 "롱비치터미널 등 일부 자산의 경우 담보권 해지 등이 이뤄진 이후 후속 절차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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