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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지분 유동화 수요 '충분'...분위기 '고조' [LP지분 유통시장 개막②]향후 4년내 만기도래 펀드 5조5000억

양정우 기자공개 2016-09-20 08:21:47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9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자자(LP) 지분' 거래가 글로벌 세컨더리 시장(Secondary Market)의 트렌드이기 때문에 국내 자본 시장에서도 대세가 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보다 한국 시장에서 LP지분 유통시장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 근거에 주목해야 한다.

시장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지표는 국내 벤처펀드의 만기도래 현황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향후 4년 동안 만기가 도래할 펀드가 총 5조 5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앞서 벤처투자 시장이 활기를 찾았을 때 조성됐던 펀드들이 이제 서서히 청산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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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도래가 임박한 펀드가 누적될수록 LP지분 거래의 수요가 급증한다는 것은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LP지분을 매도하려면 일단 벤처펀드의 청산수익률이 어느 정도 가늠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와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세컨너리 시장에서도 이런 큰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컨설팅업체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지난해 LP지분 유통 시장에 가장 많이 나온 매물은 결성 후 7~10년이 경과된 펀드들이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펀드의 운용 기간이 10~12년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투자 기간을 넘어선 펀드들로 추정된다.

운용 펀드의 청산을 앞둔 운용사(GP)들은 좀더 실질적인 이유를 거론한다. 사실 운용사는 펀드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몇몇 투자처의 회수 작업 때문에 애를 먹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만기도래에 따라 회수를 시작해야 하지만 불과 몇 달 뒤 투자처에 대형 이벤트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다. 향후 회사의 도약이 명백하지만 시간에 쫓겨 싼 값에 회수를 완료해야 하는 것이다. 운용사들은 이런 식의 '회수 딜레마'가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LP지분 세컨더리펀드를 활용하면 투자 자산 자체를 일괄 매각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LP지분 세컨더리펀드는 다른 벤처펀드의 LP지분을 인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투자 자산을 일괄 인수(단 펀드 청산 전제)할 수도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2017~2019년 사이에 벤처펀드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할 것"이라며 "미회수 투자 자산을 자본 계정으로 편입할 여력이 없는 벤처캐피탈을 중심으로 펀드 유동화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시각으로 LP지분 거래의 수요에 대해 접근한 전문가도 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대형 LP들은 펀드 만기도래시 스케줄에 맞춰 청산을 서두르라고 운용사를 압박한다"며 "메이저 LP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LP지분 세컨더리펀드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자본 시장에서 정부 정책 자금으로 출자사업을 벌이는 주요 기관들도 LP지분 거래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이 LP지분 세컨더리펀드에 주목하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이들 기관은 만기도래 펀드의 청산이 지연될 경우 신규 벤처펀드의 조성이 위축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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