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출자사업 노리던 벤처캐피탈, '절반의 성공' PE 문두드린 9개 VC 중 4곳만 운용기회 잡아
신수아 기자공개 2016-09-05 09:15:16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2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 사모펀드(PEF) 출자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벤처캐피탈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리그 제도의 기회를 활용해 PE 분야에 진출하려던 중·소형 벤처캐피탈 대부분은 고배를 마셨으나, 오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중형 리그에 지원한 벤처캐피탈은 운용의 기회를 잡아냈다.산업은행은 최근 2016년 사모펀드(이하 PE 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사모펀드 분야에서 6개의 운용사가 선정됐으며, 이 가운데 벤처펀드 대신 PE 분야에 지원했던 벤처캐피탈 일부도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IMM인베스트먼트(대형)·아주IB투자(중형)·LB인베스트먼트(소형)·엔베스터(루키) 등 총 4곳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PE펀드 출자사업에서 운용자산을 기준으로 리그를 구분, 별도의 경쟁 리그를 마련했다. 정량적 기준이 유사한 투자사간 경쟁을 유도해 역량있는 신생사들의 시장 진출을 도모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실제 PE 영역을 호시탐탐 노렸던 벤처캐피탈 다수가 PE펀드 분야로 눈길을 놀렸다. 벤처 조합 운용자산 기준 대형사에 속하는 IMM인베스트먼트(이상 대형리그), 아주IB투자(중형리그), LB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소형리그), HB인베스트먼트(루키리그) 등 6개의 벤처캐피탈은 모두 PE 분야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또한 벤처 분야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유티씨인베스트먼트와 신생 신기술금융사 이앤인베스트먼트와 엔베스터(이하 루키리그)도 PE펀드에 제안서를 접수했다. 총 9개의 벤처캐피탈이 PE 분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벤처조합과 PE펀드를 저울질 하던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PE쪽에 문을 두드렸다"며 "리그제로 진행되는 만큼 전통의 사모펀드 운용사와 별도의 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형·루키 리그에 지원한 벤처캐피탈은 숏리스트 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일찌감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총 9개의 벤처캐피탈 가운데 숏리스트에 든 곳은 단 4곳. IMM인베스트먼트(이상 대형리그), 아주IB투자(중형리그), LB인베스트먼트(소형), 그리고 엔베스터(루키) 등이다. 특히 벤처캐피탈 분야에서는 화려한 트랙레코드를 자랑했던 대형 벤처캐피탈 다수가 탈락했다.
앞선 관계자는 "하지만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벤처캐피탈은 모두 최종 기회를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PE펀드 운용 경험이나 전문 운용 인력 등을 평가하는 정량 평가에서 이미 당락이 갈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위탁운용사 선정은 1차 서류심사 50%, 2차 구술심사 50% 비중으로 각각의 점수를 합산해서 평균을 냈으며, 숏리스트는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만 반영됐다. 특히 PE 분야 트랙레코드나 엑시트(exit)가 적은 소형·루키 리그는 다른 리그에 비해 운용역 평가 비중을 40%로 높였다는 후문이다. 개별 운용역의 트랙레코드, 과거 운용 경험 등을 평가하고 운용사 전체에 대한 평가도 약 60% 가량 반영됐다.
운용역 평가는 또다시 투자 건수·투자금액·수익률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눠 채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건수와 규모를 모두 감안해 운용사간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다. 또한 일일이 대조작업을 거쳐 인력을 검증했다는 후문이다. 산업은행은 해당 전문 인력이 실제 거래에 어느정도 관여했는지, 몸 담았던 투자사 내 평판은 어땠는 지 등을 면밀히 살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벤처 분야 투자 기관이 대거 늘어나며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고 투자 주기를 감안해 M&A 등 소위 '빅딜'에 대한 벤처캐피탈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기존 벤처 투자의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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