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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제화, 가업승계 절묘한 황금분할 [지배구조 분석]3세 김동훈 부사장 소유·경영 맡아, 딸들에게 부동산 증식 기회

길진홍 기자공개 2016-10-14 08:17:51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1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화업계 1위 기업인 금강제화그룹의 독특한 가업 승계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너가(家) 3세 시대를 맞아 장남에게 바통을 물려주고, 경영에서 배제된 딸들에게 부동산을 맡기는 형식으로 승계 수순을 밟았다. 장남에게 소유와 경영을, 딸들에게는 일부 자산을 선제적으로 배분한 셈이다.

금강제화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김성환 회장의 장남인 김정훈 부사장은 지주사격인 금화의 지분 81.85%를 소유하고 있다. 이어 금화의 자회사인 스프리스 지분 0.49%를 보유하고 있다. 또 애플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갈라인터내셔널과 비제바노 지분 50%와 100%를 소유했다. 금화를 시작으로 자회사인 금강과 핵심 계열사를 지배한 그룹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금강제화 지배구조

김 부사장은 또 금강과 금화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2012년 4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금화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룹 관계사 가운데 유일하게 스프리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소유에 이어 경영체제가 사실상 김 부사장 중심 체제로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친인 김 회장이 보유한 계열 지분은 금화 17.99%, 금강 30.3%, 스프리스 26.9% 등에 그친다. 고(故) 김동신 창업주에서 아들인 김성환 회장으로 이어진 가업이 3세 경영체제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소유구조는 지난 2004년 금화상사와 금강제화 합병 당시부터 가시화됐다. 이 때 금화의 전신인 금화상사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옛 금강제화를 1대 0.655의 비율로 흡수합병했다. 김 부사장은 합병으로 단숨에 금화의 지분 81.8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후 김 부사장은 2006년 금강에 입사해 재무담당 이사와 기획총괄 상무 등을 거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쌓는다.

동시에 김 회장의 두 딸인 김현지, 김현정 씨도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다. 현지 씨는 여성의류를 생산하는 카메오를, 현정 씨는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기운의 지분을 각각 100%로 확대한다. 지난 2011년까지 카메오 지분이 89%에 그쳤으나 이듬해 남은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다.

현정 씨는 2011년 금강과 스프리스가 보유한 기운 지분 50%를 양수해 개인회사로 편입한다. 다만 이들 회사는 비주력 계열사로 그룹 핵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들 자매는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경영에서도 배제됐다.

이들은 그룹 계열사를 개인회사로 거느리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동산 취득 효과를 누렸다. 기운은 대주주 변경 당시 천안시와 강릉시, 진주시 등에 1271㎡ 규모의 토지를 소유했다. 장부가는 198억 원이다.

카메오도 지난 2011년 서울 마포와 강남, 경기 안양 등의 지역에 모두 1194㎡ 토지를 소유했다. 당시 장부는 139억 원으로 시세로 환산할 경우 자산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카메오는 임대용으로 2295㎡의 부지를 소유 중이다. 장부가 325억 원이다. 제화 등 주업을 장남에게 맡기고, 딸들에게 부동산 소유와 임대 등을 통한 자산 증식 기회를 열어 준 셈이다.

카메오와 기운은 사업 측면에서도 그룹의 도움을 받고 있다. 금강과 금화는 운영자금 용도의 부동산 담보제공과 자금 대여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자매 회사를 지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족 구성원 중심의 비상장기업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소유구조로 볼 수 있다"며 "지배구조 일원화와 자산 배분으로 가업 승계를 조기에 마무리 지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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