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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괴담 휩싸인 VC "사실 아냐" 투자물량 대부분 보유중…"내부정보 거래, 구조적 어려워"

김세연 기자공개 2016-10-17 08:24:33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4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장외주식 브로커 이희진 씨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된 이후 벤처캐피탈 업계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일각에서 이 씨의 사기행각에 벤처캐피탈과 심사역들이 결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와 거래관계를 의심받고 있는 벤처캐피탈과 관련 비상장 기업 모두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시장 우려를 일축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희진 후폭풍에 휩싸인 VC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희진 씨 사건을 조사중인 검찰이 수사 범위를 벤처캐피탈 업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주식의 사기성 부당거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씨가 벤처캐피탈, 심사역 등과 내부정보를 거래하며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제보에 따른 것이다. 벤처캐피탈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 역시 부당거래 대상으로 지목된 비상장사 A사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현장심사를 진행하며 사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신약개발 업체인 A사에는 벤처캐피탈 B사를 포함해 7곳이 24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A사는 지난 2014년 10월 글로벌 제약사 B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A사가 개발중인 10개 신약 기술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하는 계약으로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계약 규모는 2조 원에 육박했다. 이례적으로 전임상 단계에서 계약이 이뤄졌고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연구비 등이 포함된 계약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A사와 B사는 1년만인 지난해 8월12일 계약을 종료·해지했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1차 목표로 설정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 자체의 하자보다는 계약당사자간 전략적 판단이 주된 해지 이유로 꼽혔다.

지난해 중반까지 장외시장에서 16만 원에 거래되던 A사의 주식은 대규모 계약 해지라는 악재로 9월중 4만 원까지 급락했다.

이 씨와 벤처캐피탈의 내부거래 의혹은 여기서 시작된다. 계약 해지사실을 사전에 알게 된 벤처캐피탈이 보유중인 A사 주식의 가치 하락을 우려해 이 씨와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은 이 씨에게 내부 정보를 사전에 알리고 이씨가 악재를 숨긴 체 투자자들에게 A사 주식을 높은 가격에 매수하도록 추천하며 서로의 투자손실을 줄였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싼 값에 차명으로 A 지분을 보유중이던 심사역들이 참여해 부당이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더해지고 있다.

결국 비상장사 주식에 대한 내부정보를 이용한 벤처캐피탈과 이 씨 등이 악재에 따른 주가 급락의 부담을 투자자들에게 전가시켰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신뢰' 흔들릴까…"이씨와 관련성 없다"

벤처캐피탈 업계와 A사 모두 이 같은 의혹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사에 투자한 C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A사의 계약 해지 사실은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8월 중순이후 알게 된 것"이라며 "이 씨와는 아는 사이가 아니며 설상 아는 사이라 할지라도 시간상 A사와 관련된 내부정보를 사전에 이 씨에게 알릴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A사 투자 이후 보유 주식을 단 한 주도 매도한 사실이 없다"며 "같이 투자에 나섰던 다른 벤처캐피탈들 역시 관련 계약 해지를 비슷하게 통보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에 나섰던 벤처캐피탈 중 몇몇이 일부 지분을 매각하긴 했지만 대부분 지난해 상반기에 이뤄진 것이다. 계약해지가 알려진 이후 보유 주식을 매각한 사실은 없다. 매각 단가 역시 4만 원선 중반으로 이 씨와 공모했다는 주당 16만 원 수준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설령 벤처캐피탈 업계 심사역 중 개별적으로 A사의 구주를 인수했다 하더라도 계약 해지를 사전에 알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씨와의 공모 논란은 단순 의혹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A사 관계자는 "계약 파기는 갑작스럽게 결정된 사안"이라며 "사전에 계약해지를 알 수도 외부에 알릴 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약해지가 알려진 8월 말 이후 미래투자파트너스가 매각한 물량을 살펴보면 대부분 4만 원 후반"이라며 "알려진 것과 달리 미래투자파트너스도 총 6만 여주에 달하는 보유 물량을 매각하지 못하고 보유중"이라고 덧붙였다.

의혹과 같이 이 씨와 벤처캐피탈이 사전 공모했다면 미래투자파트너스가 굳이 A사의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특성상 벤처캐피탈에 보다 많은 정보가 몰리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부정보를 활용한 장외주식 브로커와의 공모 의혹이 제기된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인 주장과 의혹이 자칫 벤처캐피탈 업계 전반의 신뢰를 흔들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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