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26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 유사투자자문업자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청담동 주식부자'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그는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헐값의 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등을 받고 있다.기자가 만났던 증권업자들 중 많은 이가 그의 얘기를 꺼냈다. 특히 장외주식 매매업자들 경우 그에 대해 경외심을 표하곤 했었다. 투자에 좋은 종목을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실제 최근까지 그는 많은 증권방송에 출연하며 장외주식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수백억 원대 자산을 일궜다는 점은 그를 돋보이게 했다.
무엇보다 그를 주목하게 했던 것은 장외주식시장이라는 배경이었다. 장외주식시장은 IPO(기업공개)의 전초전으로 일컬어진다. 성장성이 뚜렷한 종목을 골라 IPO 때 '대박'을 칠 수 있다는 의미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특성 때문에 주가가 단박에 큰 폭으로 뛸 수 있어, IPO 전에도 큰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종목들 중 잠재력을 지닌 것을 걸러내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로 평가된다.
이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이러한 투자 심리를 철저히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을 모아 소문을 퍼뜨린 뒤 장외주식을 이용해 떼돈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한 것으로 의심된다. 특히 'IPO 유망주'라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사투자자문업자 일을 포함해 장외주식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장외주식시장에서 우량주로 통하던 넥슨과 연루된 진경준 검사장 사태가 대표적이다. '부르는 게 값이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장외주식시장은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굴러가고 있다. 최근 IPO 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공모가 거품'과 어느 정도 연관된 것으로 판단된다.
많은 증권업자들이 이번 유사투자자문업자 사태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렵연합 탈퇴)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거진 IPO 시장의 침체가 장외주식시장의 불투명성으로 더욱 깊어질까 하는 우려다.
현재 금융당국이 장외주식 거래를 위해 K-OTC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세금 등의 이유로 개인 간 거래나 사설 사이트 등이 더욱 활성화되어 있다. 음성적인 시장 규모만 6조 원에 달한다. K-OTC 시장의 30배가 넘는 수치다.
장외주식시장의 투명성 제고가 시급하다. IPO 시장의 활성화를 넘어 국내 금융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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