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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조선 빅2가 더 효율적" 자본확충 연내 성사 희망‥자구계획 6조로 증액

강철 기자공개 2016-11-02 18:40:14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2일 1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국내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중장기적으로 빅3 보다는 빅2 체제로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주채권은행의 자본확충이 연내에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자구 계획 규모는 5조 3000억 원에서 6조 원으로 약 7000억 원 가량 올려 잡았다.

정성립 사장은 2일 서울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조선업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빅2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는 게 사실이고, 관련해서 지난 31일 발표된 정부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대우조선해양 처리를 다음 정권에 떠넘기기 위한 수순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빅3보다는 빅2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 상황에서 빅2가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생산 중단 및 옥포조선소 설비 폐기 △현대중공업 또는 삼성중공업으로의 피인수를 들었다. 생산 중단 및 설비 폐기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만큼 피인수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모두 현재 인수 여력이 없고,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가 시급한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사장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방안대로 대우조선해양을 최대한 정상화 시켜 자생력을 갖추도록 한 후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LNG 선박 건조 기술을 가지고 있고,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기업을 존재 가치가 없다고 폄하하며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자본확충에 대해서는 연내에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일 2조 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자본확충을 실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특정한 자에게 주어지는 신주 인수 청약의 범위를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0'에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90'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재무상태가 빨리 호전돼야 정상적인 수주가 가능해진다"며 "주채권은행이 가급적 빨리 출자전환과 관련한 결정을 내려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열중 대우조선해양 재경본부장(CFO)은 "감자, 출자전환, 영구채 발행 등 자본확충과 관련해서 (주채권은행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게 전혀 없고, 따라서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연내에 자본확충을 마무리하길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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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이 2일 서울 남대문로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당초 5조 3000억 원으로 잡았던 자구 계획 규모는 6조 원으로 7000억 원 가량 늘려 잡았다. 예상 신규 수주가 올해 초 수립한 목표인 100억 달러 대비 20~25%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손익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 사장은 "올해 초 100억 달러로 잡은 수주 목표를 6월에 60억 달러, 최근 35억 달러로 조정했고, 이에 맞춰 5조 3000억 원이었던 자구 계획 규모를 6조 원 이상으로 증액했다"며 "거제도에 직원용 아파트 단지를 팔아 3000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며 지난해 취소한 밴티지드릴링(Vantage Drilling) 드릴십 1척도 시장 상황을 봐서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주 잔량이 350억 달러(약 40조 원)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에 비해 1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2년 동안은 상대적으로 유동성 압박이 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9월 선수금을 미리 받는 형태로 6000억 원을 조달한 전례가 있듯이 여러 방안을 강구한다면 (유동성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수선 사업부 물적분할을 통한 자금 조달은 행정적인 제약이 해결되는대로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정부가 발표한 7조 5000억 원의 지원 방안은 대부분 소형 경비정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전투함, 함정을 주로 건조하는 대우조선해양과는 큰 상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 사장은 "특수선 사업부가 옥포조선소 서쪽에 격리돼 있는데 큰 선박을 건조할 때는 일반 상선 파트의 안벽, 도크를 공유한다"며 "분할 허가 조건 중에 특수선 사업부가 일정 규모 이상의 안벽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고, 이 부분을 충족하기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선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후 일부 지분을 상장시켜 현금을 조달할 계획이지 경영권을 매각하는 건 아니며 분할 이후에도 대우조선해양과 한몸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며 "정부의 지원금 7조 5000억 원 중 6조 원이 소형 경비정을 건조하는 중소형 조선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우조선해양과는 큰 상관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인도는 궁극적으로 성사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 상황에 맞춰 추가적인 급여 반납도 검토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소난골이 디폴트 상태에 있기 때문에 선박 인도를 위한 파이낸싱이 쉽지 않은 상황이며 정부도 이를 감안해 국제협상 전문가를 투입하는 등 자금 회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앙골라 정부 차원에서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드릴십 인도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 전체가 매달 25~30%의 급여를 내놓고 있으며 획기적인 비용 감축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추가로 반납할 각오가 돼 있다"며 "경영 정상화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주권 거래가 재개된다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퇴직을 비롯한 인력 구조조정은 노동조합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지난달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1000여명의 직원 중 37%가 생산직 근로자인 점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도 고통 분담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사장은 "정부에서 4조 2000억 원이라는 대규모 지원을 해준 근간에는 노사가 합심해서 자구 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며 "불협화음 없이 자구 계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동조합을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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