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뚝심 '제네시스' 현대차 구원등판 출시 1년만에 국내 안착, 라인업 확충 글로벌 고급시장 노크
이호정 기자공개 2016-11-04 08:45: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3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부회장(사진)이 뚝심으로 빚어낸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대자동차(현대차)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런칭 당시만 해도 브랜드 양립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1년이 지난 현재 현대차의 주요 수익 창구이자 경쟁력 강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업계는 오는 2020년, 제네시스 브랜드의 라인업이 6종으로 확대되면 정 부회장이 글로벌 고급차 시장 석권이란 목표에 한발 다가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국내외에서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단조로운 라인업으로 판매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우려 잠재운 고급화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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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고급차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인데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과 달리 현대차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계획을 밝히면서 차별화 전략에 대한 의문부호가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기존 모델을 일부 차용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만든 터라 현대차와 브랜드 양립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았다.
때문에 정 부회장도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해 "이날을 위해 10년을 기다렸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차원 높은 새로운 명품의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하면서도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상당히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대차의 새로운 희망 창구가 되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와 파업의 영향으로 올 들어 현대차의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제네시스 브랜드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G80, G90)는 올 9월 말까지 국내에서 총 4만 9222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간에 비해 1만 8099대 증가했다. 반대로 제네시스가 브랜드를 제외한 현대차의 판매량은 43만 3441대로 1년 전보다 3만 4524대 감소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량이 현대차 볼륨모델인 쏘나타에 비해 2~4배 비싼 것을 고려할 때 수익원 역할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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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하락추세인 반면 제네시스 브랜드는 상승하고 있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국내 고급차(6000만 원 이상 수입차 포함)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브랜드의 점유율은 올 9월 말까지 46.6% 기록해 1년 전보다 14.7%포인트 상승했다.
업계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 비결로 정의선 부회장의 뚝심 경영을 꼽고 있다. 정 부회장이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글로벌 인재 영입 등 조직의 역량을 끌어올려 상품경쟁력을 확보해 성공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이 과거 기아자동차에서도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경영을 밀어붙여 K시리즈 등을 성공시킨 바 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으로 정 부회장은 경영능력을 다시 인정받게 됐고, 현대차 입장에서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안착, 북미 이어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
제네시스 브랜드의 국내 성공으로 정의선 부회장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도전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북미 시장에 이어 중동과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제네시스 브랜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고급차 시장 공략을 다음 목표로 세운 까닭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국내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도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 내면서 자신감이 붙은 결과로 풀이된다. 판매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비교해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 8월 미국 시장에 진출해 첫 달 1497대가 판매된데 이어 9월과 10월에도 각각 12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선지 1~2개월 밖에 되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성적이란 것이 업계의 평가다. 또 판매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G80의 미국 판매가격이 중형 럭셔리 세단과 동일한 4만 달러에 책정됐는데, 이는 품질에 대한 현대차의 자신감이 뒷받침 된 결과"라며 "판매가 본격화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판매량만 놓고 실패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로 그동안 값싼 차로 여겨졌던 현대차의 이미지도 품질 좋은 차로 점차 바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부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의 라인업을 럭셔리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6종으로 확대하고 상품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출시한 차량은 G90, G80, G80스포츠 등 3종이다.
내년 하반기에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후륜 구동 기반 플랫폼을 적용해 출시될 예정이며 오는 2020년까지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G80 스포츠와 같은 니치 모델 출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원(One) 아이덴티티와 원 보이스를 구현하기 위한 일관된 브랜딩 및 마케팅 체계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단순히 제네시스라는 차량을 판매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의 일상생활에 긍정적인 변화까지 추구하는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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