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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 위기` 1조 항공기펀드, 메리츠가 살렸다 [Deal story]2300억 셀다운 총력‥최희문 사장 첫딜 베팅

민경문 기자공개 2016-11-10 11:36:2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9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대우의 막판 투자 철회 이후 1조 원 규모의 항공기펀드는 흐지부지될 것만 같았다. 불씨를 살린 건 메리츠종금증권이었다.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을 포함, 약 2300억 원 규모의 총액인수를 결정하면서 역대급 거래가 성사됐다. 그 동안 미분양담보대출 확약 등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던 메리츠종금증권의 첫 항공기금융 딜이었다.

당초 거래는 미국 제너럴 일레트릭(GE, General Electric)의 계열사이자 세계 2위 글로벌 항공기 리스 회사인 GE CAS(Capital Aviation Services)에서 시작됐다. 보유중인 약 30대의 항공기를 매입해 줄 투자자를 찾기 위해 일본 미즈호증권 홍콩지점을 접촉한 것. 미즈호증권은 홍콩에 대체투자 거점을 확보한 미래에셋대우에 공동 주관 의사를 타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그 동안 꾸준히 항공기금융에 주력해 왔지만 1~2대가 아닌 다수의 항공기 매입을 위해 펀드를 조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7500억 원어치는 이미 해외 투자자로부터 모집이 끝난 상태였다. 나머지 중순위 메자닌(1500억 원)과 후순위 에퀴티(1000억 원) 등 총 2500억 원의 자금을 대줄 투자자 확보가 숙제였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국민연금이 투자 의사를 포기하면서 자금 공백이 생겼다. 메리츠종금증권이 1500억 원어치의 메자닌 투자를 결정했지만 1000억 원의 에퀴티(equity) 투자자 모집이 관건이었다. 당초 미래에셋대우가 이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최종 투심위에서 부결됐다. 결국 미래에셋대우는 수십억 원의 실사 비용만 날리고 딜에서 손을 떼야 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포기하지 않았다. 1500억 원의 메자닌 배정 물량에 대해 이미 상당수의 셀다운(sell-down) 투자자를 확보한 상황이었다. 이들이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 조성이 무산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최희문 사장을 비롯한 수뇌부는 미래에셋대우가 당초 투자키로 한 1000억 원 규모의 에퀴티 물량까지 떠안기로 결정했다.

GE CAS가 재투자하는 9%를 제외한 약 2300억 원어치의 총액 인수를 단행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물량의 상당 부분에 대한 셀다운이 성사됐다는 점도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내달 초 한투운용이 설정하는 항공기펀드를 통한 기관 소화를 최대한 유도하고 잔여 물량 인수를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GE CAS 측에서 항공기 매입가를 할인해 주는 등 메리츠종금증권 측에서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한 점 등은 거래가 성사되는 데 윤활유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올해 10월까지였던 거래 시한이 12월 초로 늘어나면서 투자자 확보에 시간적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은 결국 이번에도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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