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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후유증 시달린 한가람자문, 리테일 채널 확대 [투자자문사 경영 분석]②"현실 도외시" 패인 분석…개인고객 넓히기 집중

서정은 기자공개 2016-11-29 11:39:56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15: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가람투자자문이 그간의 부진을 딛고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기관투자자 위주로 돌아갔던 사업 모델을 탈피해 리테일 분야까지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수익 다각화를 통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중견 투자자문사로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가치투자 하우스'로 화려한 출발…기관투자자에만 '올인'

2000년 4월 출범한 한가람투자자문은 1세대 투자자문사로 꼽힌다. 가치투자 콘셉트를 오래 유지해온 덕에 '기관이 선택한 자문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출범 초기부터 지금까지 17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이사>
박 대표는 업계에서 '가치투자 1세대'로 유명하다. 1959년생인 그는 1985년 노무라증권에서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하며 자본시장에 발을 디뎠다. 대우투자자문과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등을 거쳐 2000년에 회사를 창업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던 당시에도 50%가 넘는 투자수익률을 낸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그는 'IT 버블' 사태를 계기로 자문사 설립을 결심했다. 과거 그는 "IT 버블때 펀드매니저들이 밸류에이션이 치솟은 통신주를 마구 담더라"며 "원칙에 맞게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자문사를 만들었다"고 밝혔었다.

박 대표의 명성에 걸맞게 출발도 화려했다. 한가람투자자문은 설립과 동시에 정보통신부 우정사업예금 주식위탁운용사로 선정됐고 이듬해 국민연금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이밖에 지방행정공제회, 사학연금, 삼성생명 등의 주식위탁운용사로 입지를 굳혀갔다. 적극적으로 기관투자들을 포섭한 덕에 2010년에는 일임계약자산이 1조 5000억 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현재 한가람투자자문은 박경민 대표와 이상돈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상돈 대표는 동부그룹 종합조정실,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 쌍용경제연구소 등을 거친 인물이다. 박 대표와 같은 1959년생이며,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동문이다. 그는 2006년 5월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로 취임했다. 박 대표는 운용 전반을, 이 대표는 경영 전반을 나눠 맡고 있다.

지분율을 보면 박경민 대표, 이상돈 대표가 각각 46.50%, 15.7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는 NH투자증권 (9.97%) 백미경(9.97%) 동부증권(5%) 와이비엠(5%) 조문성 부사장(5%) 기타(2.86%) 순이다.

◇ "현실 도외시했다" 뼈아픈 반성…기관·리테일 투트랙 준비

한가람투자자문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 자금을 많이 운용하는 자문사로 꼽힌다. 평균적으로 운용자산 중 90% 가량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었다. 쏠림 현상은 시황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한가람투자자문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2014년 말부터다. 한가람투자자문의 운용 성과가 벤치마크(BM) 아래로 떨어지자 국민연금이 자금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연기금의 경우 자금의 단위가 큰 탓에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한가람투자자문은 '김학주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한가람투자자문은 2013년 말 '한국판 닥터 둠'으로 유명한 김학주 부사장을 영입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014년 말부터 실적이 꺾였다는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한가람투자자문에 영입된 지 2년만인 2015년 말 업계를 떠났다.

한가람투자자문은 부진을 경험하며 패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왜 성장세가 멈췄는지, 회사의 하락세를 타개할 방안이 뭔지를 모색했다고 한다. 한가람투자자문 관계자는 "1990~2000년에 생긴 자문사 상당수가 기관 자금으로 자산을 불렸고, 우리도 그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금융시장 현실이 변하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보면) 이를 모른체 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가람투자자문이 기관에 집중한 사이 다른 자문사들은 자문형랩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구가했다.

현재 한가람투자자문은 리테일 채널을 공략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을 확보해야 사업의 안정성,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초기인 점을 감안해 로보어드바이저 분야를 시작으로 리테일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한가람투자자문은 최근 써미트투자자문의 로보어드바이저 담당 팀을 통째로 영입했다. 이달에는 핀테크 업체 두물머리와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자산관리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해 일반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증권사들과는 업무위수탁 계약을 맺어 한가람투자자문의 일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가람투자자문 관계자는 "기관과 리테일을 투트랙으로 공략해 회사의 수익성을 회복하고, 신뢰도 다시 쌓겠다"며 "올해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국민연금의 자금을 다시 위탁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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