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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소수 지점서 집중 판매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②HNW 중심 공략...초창기 펀드팔면 인센티브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29 11:42:42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3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2004년 전신인 한미은행을 인수했을 당시 지점 개수는 15개에 불과했다. 지점수는 국내 대형 은행에 밀렸지만, 펀드 판매를 직원의 고과 시스템과 연동시키면서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 "펀드 팔면 인센티브"..초기엔 선취수수료형만 판매

"과거 씨티은행은 펀드 판매에 따른 보상체계가 확실했다. PB 한 명이 펀드를 20억 원 정도 판매했다고 치면 몇 억원을 인센티브로 받았다. 펀드를 많이 팔면 인센티브를 많이 받았을뿐만 아니라 고과 시스템에도 반영돼 승진 등에 유리했다."

과거 씨티은행에서 근무했던 PB의 전언이다. 펀드를 많이 팔면 팔수록 PB나 영업직원들이 받는 인센티브도 같이 올라가는 구조였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펀드 판매에 나설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KPI(핵심성과지표) 트렌드는 상품 판매를 통해 얼마나 많은 수수료 수익을 올렸느냐보다는 고객이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올렸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라면서 "과거만 해도 상품을 많이 팔면 팔수록 고과 평가를 높게 받았는데, 펀드의 경우 그 시초가 씨티은행이었다"고 말했다.

펀드를 판매할 때 받는 수수료는 크게 선취형(A클래스)과 후취형(C형)으로 나뉜다. 씨티은행은 펀드를 판매하면서 바로 수수료를 떼는 선취형 판매를 선호했다. 펀드 판매와 성과보수 체계가 연동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금은 아니지만 초창기에는 씨티은행은 무조건 선취형펀드만 판매했다"면서 "다른 판매사와의 동시 판매를 허용하지 않는 단독 판매를 요구해, 씨티 전담 판매용으로 출시되는 펀드도 왕왕 있었다"고 말했다.

◇ HNW 중심-일반 수신 고객, 디마케팅 전략으로 펀드 가입 권유

2004년 한미은행 인수 당시 15개에 불과했던 지점수는 현재 33개로 증가했다. 이 중 강남구에 자리한 지점수가 19개로 절반을 넘는다. 서초구와 송파구까지 포함해 강남3구에 자리한 점포 수는 모두 29개에 이른다. 부자 고객이 많은 곳 위주로 지점이 형성됐단 의미다.

이같은 고객군 분포는 씨티은행이 국민이나 신한, 우리은행 등 지점 수가 수백개를 훌쩍 넘는 시중은행과 펀드 판매를 차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거액자산가 위주로 거래를 했고, 일반 예적금보다는 펀드 등 금융상품 판매에 초점을 맞췄다.

아무리 많은 금액이라고 하더라도 예금 등의 수신은 고과 시스템이나 인센티브에 반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기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여수신이 주 비즈니스였던 시중 상업은행과는 달랐다"면서 "예적금을 맡기려는 수신 고객을 일부러 디마케팅(demarketing)하는 전략으로 펀드 가입 고객 수를 늘리는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십 여개 지점에서 집중적으로 펀드를 판매했지만 '쏠림 현상'이나 '뒷북 판매' 등의 부작용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씨티은행 PB 출신의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씨티은행 PB들이 가장 먼저 펀드 판매를 시작했고, 교육을 잘 받은 편이어서 시장 흐름을 무조건 추종하지는 않았다"면서 "일찍부터 포트폴리오(자산배분) 개념이 자리를 잡아 특정 펀드를 몰아 팔거나 한꺼번에 환매하는 등의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C자산운용사 관계자 역시 "씨티은행 PB들끼리도 경쟁해야 했기 때문에 긴장도가 상당히 높았다"면서 "시중 은행에서 주로 나타나는 특정 펀드로의 쏠림이나 고점에 올라타는 뒷북 판매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펀드 판매를 개시하거나 환매하는 방식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거액자산가 대상 거치식펀드 판매 중심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자산관리가 필요한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해외 운용사 등 검토하여 상품을 엄선하여 고객 투자 성향에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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