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새주인 쏠리드, 유동성 위험 '빨간불' 9월 말 부채비율 471%, CB 470억 기한이익 상실 우려
정호창 기자공개 2016-12-05 08:01:58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2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팬택을 인수한 통신장비업체 쏠리드가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돼 유동성 위험이 커지고 있다. 연말까지 3분기 말 기준 471%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350% 아래로 낮추지 못하면 4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쏠리드는 지난달 29일 발행가액을 확정해 오는 12일 181억 5000만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는 동부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으며, 실권주를 100% 인수한다.
쏠리드가 이번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이유는 차입금 일시 상환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쏠리드는 팬택 인수 후 소요되는 대규모 투자비를 자력으로 감당하지 못해 지난 1월과 5월 세 차례에 걸쳐 총 4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CB에는 올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350% 이상일 경우 기한이익이 상실되는 조건이 붙어 있다. 내년부턴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부채비율 300% 이상으로 상향된다.
쏠리드의 지난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471%로 지난해 말 기록한 213.9% 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팬택이 올 상반기까지 뚜렷한 매출 없이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고정비만 발생한 탓에 쏠리드의 올해 경영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쏠리드는 올 3분기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고 376억 원의 영업손실과 44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재무구조로는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350% 미만으로 낮추는 게 불가능하기에 쏠리드는 지난 10월 12일 100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추진을 전격 결정했다. 당시 주가 기준으로 증자를 통해 274억 5000만 원의 자본확충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증자계획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해 확정된 증자 규모는 당초 예상치보다 93억 원 줄어든 181억 5000만 원에 그쳤다.
이처럼 유상증자 규모가 축소되면서 쏠리드의 재무관리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9월 말 재무구조에서 부채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유상증자 후 쏠리드의 부채비율은 365.8%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CB 기한이익 상실 트리거보다 16%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
따라서 연말 기준 부채비율을 350%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선 쏠리드가 4분기에 충분한 수익을 내 이익잉여금 증가를 통해 자본규모를 늘리는 방법 밖에 없다.
부채 규모가 더 이상 늘지 않고 9월 말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유상증자 후 추가적으로 37억 원 가량의 자본 증가가 필요하다. 쏠리드가 연결 재무제표 기준 4분기에 최소 4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쏠리드의 최근 경영상황을 고려하면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은 액수다. 쏠리드는 올 들어 매 분기 100억 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1·2분기는 순손실 규모가 160억 원을 넘었고, 적자규모가 가장 적었던 3분기에도 10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쏠리드가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해 4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기 위해선 본업에서 최대한 수익을 거두고, 팬택 등 자회사에서 거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쏠리드의 본업인 통신장비업의 영업상황과 경영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쏠리드는 3분기 개별 기준 51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팬택 등 쏠리드의 연결 실적을 갉아먹고 있는 자회사들이다. 팬택의 경우 지난 6월 말 스마트폰 신제품 '스카이 IM-100'을 출시했지만 사실상 제품을 생산·판매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원가 구조를 갖고 있다. 4분기에 영업활동을 중단하고 비용 발생을 최소화한다 해도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쏠리드가 4분기에 주력인 통신사업 경영실적을 3분기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반대로 자회사 손실 발생은 최대한 억제해야만 부채비율 350% 달성에 간신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환율과 시황 변화, 1000억 원 이상 지원한 팬택 투자금의 손상처리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를 거두긴 쉽지 않은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