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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부채 듀레이션 축소 '역발상' [2017 RM전략]신현진 CRO "금리리스크 관리 핵심은 보험부채 포트폴리오 개선"

윤 동 기자공개 2017-02-16 09:48:59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5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의 부채 듀레이션 확대 규제 강화는 현재 대부분 보험사 리스크 관리 부문이 당면한 최대 과제 중 하나다. 대부분 보험사는 확대되는 부채듀레이션에 맞춰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KB손보는 자산 듀레이션 확대와 동시에 부채 듀레이션 축소 작업도 함께 진행하는 '역발상'을 실천하고 있다. 부채 듀레이션을 줄이는데 성공한다면 자산 듀레이션 확대 부담이 한결 줄어든다는 게 KB손보의 생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B손보의 금리위험액은 4936억 원으로 보험위험액(7750억)이나 신용위험액(5923억) 보다 크기는 작다. 그러나 2012년 말과 비교했을 때 금리위험액 증가 폭은 158.56%로 전체 지급여력기준금액 증가 폭(65.98%)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또 향후 금융감독원의 규제 강화가 예고돼 리스크 관리에서 금리리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현진 KB손보 CRO

KB손보의 위험관리책임자(CRO)인 신현진 상무(사진)는 "금리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부채 포트폴리오 개선에 있다"며 "기존의 50~60년 가까이 초장기 보장에서 20년 만기 상품을 판매해 부채 듀레이션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화할 때 자산·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다. 만약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매칭돼 있지 않을 경우 금리 변동에 의해 보험사의 자산·부채 가치도 급격히 변동하게 돼 위험성이 높아진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20년으로 제한되던 부채 듀레이션 만기를 2018년부터 30년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때문에 대부분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 확대에 대비해 자산 듀레이션 늘리기에 힘을 쏟고 있는 상태다.

대부분 보험사가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사이 KB손보는 역발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는 동시에 부채 듀레이션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한다면 서로를 매칭하기 더욱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KB손보는 대부분 보험사가 쉽게 손대지 못하는 부채 듀레이션 개선 작업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다.

KB손보는 전신인 LIG손보 시기 판매했던 80세·100세 만기 장기보험 판매를 극도로 줄이고 대신 올해 초 20년 만기인 'KB The드림365건강보험'을 출시했다. 과거 50~60년에 달했던 보험부채 듀레이션을 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신 상무는 "리스크 쪽에서 상품을 이렇게 만들자 제안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회사 전체적으로 부채 듀레이션 축소를 위해서 노력한 결과 상품이 개발됐다고 생각한다"며 "보험사 입장에서 기존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부채 듀레이션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상무가 부채 포트포리오 개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 부분은 '고객의 니즈'다. 보험사의 부담만 줄이려는 상품만 나와 고객의 외면을 받는다면 결국 부채 듀레이션을 개선할 수 없다는 지론이다. 신 상무는 KB손보의 부채 듀레이션 개선 작업을 "고객의 니즈와 보험사의 니즈를 끊임없이 맞춰가야 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KB손보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은 '역마진' 우려다.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자산에 10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 경우 투자수익률이 떨어져 고객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한 보험금만큼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KB손보의 경우 과거 최저보증이율 3.5%를 약속하고 판매한 장기보험이 문제가 된다. 적절한 자산을 찾아 매칭하지 못한다면 KB손보의 체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신 상무는 이에 대한 대비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역마진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도록 향후 5년 동안 최적자산배분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는 설명이다.

신 상무는 "지난해 KB금융이 KB손보를 인수한 이후 우리가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하는지 따져보는 최적자산배분 계획을 만들어서 시행하고 있다"며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면서 역마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한편 신 상무는 KB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 업무를 오랜 기간 맡아왔던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지난 2015년부터 KB손보의 리스크관리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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