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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글로벌 A급 회복…달러화 조달 지속 [2017 KP Issuer 조달 전략]4G 이후 투자 규모 축소…10억 달러 도래, 차환 물량 고심

이길용 기자공개 2017-02-21 17:09:5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7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 시장 대표적인 민간 발행사 중 하나인 KT가 초우량 이슈어(Issuer)로 완벽 부활했다. 2015년부터 추진한 재무개선의 노력이 결실을 이뤄 최근 절정의 펀더멘털을 자랑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KT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내리는데 혈안이었다. 대규모 투자가 집행됐지만 현금창출력이 감소하면서 재무구조가 왜곡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KT의 저력은 오래지 않아 나타났다. 4세대 이동통신(4G) 투자가 마무리되고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1월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모두 A급으로 인정을 받는데 성공했다. 올해 10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이 만기 도래하는 KT는 개선된 신용도를 바탕으로 차환 발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설 연휴 전인 지난 1월 23일 KT는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Baa1(긍정적)에서 A3(안정적)으로 한 노치 상향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무디스가 등급을 A급으로 올리면서 KT는 국제 신용평가 3사로부터 모두 A급으로 인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S&P는 지난해 1월 KT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피치는 A-(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도 신용도를 완벽하게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2014년 KT ENS 사태 이후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KT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달았다. KT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수익성이 뚜렷하게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난해 '안정적' 전망으로 회귀했다.

4세대 이동통신(4G)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KT의 신용도는 회복세를 보였다. LTE 투자가 한창이던 2012년 당시 연간 자본적지출(CAPEX)은 3조 5000억 원에 달했다. 이후 자본적지출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2조 3500억 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초 KT가 투자자들에게 연간 자본적지출 규모로 제시했던 2조 5000억 원보다 1500억 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KT는 투자자들에게 올해 자본적지출 가이던스(Guidance)를 2조 4000억 원으로 책정했지만 이보다 적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용도는 개선됐지만 투자 부담이 줄어 조달 규모는 만기도래하는 채권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올해 원화채권의 경우 지난 9일 1700억 원, 6월 26일 1200억 원, 9월 2일 1200억 원이 만기를 맞는다. 외화채권의 경우 지난 1월 도래했던 3억 5000만 달러는 이미 현금으로 상환을 했으며 오는 4월 22일에는 6억 5000만 달러에 대해 대응을 해야 한다.

KT 입장에서 외화채권이 원화채권보다 두 배 많은 규모로 만기 도래하는 것은 전례가 없을 정도다. 이로 인해 조달 전략을 짜는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KT는 차입선 다변화를 위해 원화와 외화 조달 비중 목표를 각각 2대 1로 하고 있다. 올해는 외화 만기 규모가 10억 달러에 달해 다른 해보다 달러화 조달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투자 규모가 많지 않아 10억 달러 전액을 달러화 채권으로 상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미국에 주식예탁증서(DR)이 상장돼 있어 분기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게다가 달러화 채권을 발행할 경우 135일룰(Rule)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시점을 잡아 외화채권 발행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사무라이본드 시장에서도 투자자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발행사 중 하나다. 사무라이본드 시장은 국제 신용등급도 통용이 가능한 곳인데 A급 이상이면 일본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을 받지 않아도 발행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KT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사무라이본드가 없어 엔화 조달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로 전환되면서 베이시스 스왑(Basis Swap)이 악화돼 달러화 대비 조달 비용이 높아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초우량 회사인 KT는 시장과의 소통을 위해 공모 방식을 선호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AAA 등급을 평정받고 있어 절대 금리가 낮아 대부분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이들에게 꾸준히 원화채권을 공급해 적절한 투자 전략을 취할 수 있도록 투자자들과 소통한다.

외화채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연 1~2회 이상 외화채권을 발행하고 달러화와 엔화 시장만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호주·뉴질랜드 달러 시장에서 충분히 조달이 가능하지만 그 시장에서 꾸준히 채권을 발행하기는 어렵다. 이 시장보다는 기존에 투자자들과 관계가 있는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집중하는 모범적인 이슈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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