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우조선해양, 4월 만기 회사채는 '북새통' 개인투자자 투기성 거래 활발
김슬기 기자공개 2017-02-27 10:13:57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3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오는 4월 만기가 돌아오는 대우조선해양 회사채에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단기간에 10%가 넘는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모 아니면 도식의 투기성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4월 21일 만기인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 제6-1 무보증사채'는 이날 8910원에 마감했다. 한 달 전만해도 이 채권은 8000원에 거래됐다. 해당 채권의 표면금리는 3.369%이며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게 되어 있다. 발행물량은 4400억 원. 이날 6-1의 거래량은 28억원이었다. 지난 21일에는 200억원까지 거래량이 치솟았다.
대우조선해양 6-1의 경우 발행 당시 신용등급은 'AA-'였으나 현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인 'B+'로 뚝 떨어졌다. 수주 불황에 따른 자금난으로 회사채 디폴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가 상환될 것으로 보고 투자하고 있다.
오는 4월에 회사채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2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10%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 전날 종가인 8889원에 회사채를 매입했다면 오는 4월 21일에 1만70원을 상환받을 수 있다. 차익을 따져보면 약 2개월만에 13%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한진해운 회사채가 휴지조각이 됐지만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투자자들은 판단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당장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우조선해양 6-1의 상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현금은 6100억 원 가량으로,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4월 위기설'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6-1 채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이다. 오는 7월 3000억 원, 11월 2000억 원의 만기 물량이 남아있다. 상환 간격이 석달 간격으로 계속 도래하지만 현재 유동성으론 상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듯 '대우조선해양 4-2(7월 상환)', '대우조선해양 5-2(11월 상환)' 채권의 거래량은 한가한 편이다. 이날 4-2와 5-2 채권의 거래량은 각각 500만원, 1억2200만원에 불과하다.
시장 관계자는 "4월 만기 채권은 상환이 가능하다는 판단하에 투기성 거래가 몰리는 반면 7월,11월 채권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거래 관계자들은 6-1 이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경우 투자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자금확보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앙골라 소난골 해양플랜트 정도"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10월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로부터 12억 4000만 달러 규모의 드릴십 2기를 수주하고 건조를 마쳤다. 하지만 선수금 일부만 받은 채 인도가 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은 하반기에 이를 반드시 인도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유동성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추가 자금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한진해운 사례처럼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이 채무재조정이나 추가 자금지원 등 정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한진해운과 같이 파산으로 내몰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선수금환급보증(RG)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정해진 기한 안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금융사가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을 말한다.
RG는 금융사의 대출은 아니지만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향후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1조8276억2000만원, 93억7600만 달러(10조6633억 원), 3000만 유로(360억 원), 4억 파운드(5658억 원)의 RG 등의 이행성 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RG 대부분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제공하고 있다"며 "당장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이들 은행의 자기자본이 급격하게 하락하게 되기 때문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게 더 나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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