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이마트 지분 매각, 손익 경계 '줄타기' "손실로 보이지만 손실 아니다"..배당·출자금 복잡한 계산아래 지분 던져
신수아 기자공개 2017-02-27 09:45:24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4일 1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이 장고 끝에 취득가 이하로 이마트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그간의 배당금과 앞서 매각한 신세계 지분의 매각차익 등을 감안했을 때 이번 블록딜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절묘한 매각이었다고 설명한다.기업은행은 지난 23일 할인율 4.19%가 적용된 주당 20만 6000원에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주식은 총 93만 9480주으로 이번 블록딜을 통해 기업은행이 확보한 금액은 약 1935억 원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마트 지분의 매각 시점을 저울질하다가 최근 이마트 주가가 상승해 매각에 나섰다"며 "장부상 당초 출자 가격대비 매각가는 낮지만 그간의 회계상 다양한 요인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실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분의 장부상 최초 출자가격은 주당 24만7250원. 비싼 가격에 매입하고 싼 가격에 팔았는데 어떻게 손실이 나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것일까.
기업은행은 2008년 정부에서 신세계 지분을 현물출자 받았다. 그러나 2011년 신세계가 이마트와 인적 분할되며 기업은행은 이마트 주식 93만 9000여 주(3.4%)와 신세계 33만 1000여 주(3.4%)를 모두 보유하게 된다.
기업은행은 먼저 신세계 지분을 시장에 던졌다. 당시 주당 매각 가격은 약 26만 원. 이를 통해 약 865억 원을 확보했다. 이후 이마트 지분의 매각 시점을 타진해 왔고, 지난 23일 드디어 1935억 원에 이 마저도 털어낸다.
기업은행 입장에서 본다면 두 차례에 걸쳐 확보한 금액과 배당금 등 추가 이익금의 총액이, 당초 현물출자 가치를 넘어서면 소위 '남는 장사'를 한 셈이 된다.
기업은행이 10여 년간 받은 누적 배당금은 100억 원. 즉 신세계(865억 원)와 이마트(1935억 원)의 지분 매각 대금과 배당금을 합친 약 2900억 원을 넘으면 된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기업은행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현물출자 받은 신세계의 최초 장부가액은 3143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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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관계자는 "현물출자 당시 가중평가가격으로 기업은행의 보통주를 교부했으나, 당일 신세계의 지분 가치가 상승하며 차액이 발생했고 약 385억 원을 자본잉여금으로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변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2008년 기업은행은 정부로 부터 신세계 주식(63만 5643주)을 현물출자 받고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행의 보통주를 정부에 교부키로 했다. 당시 신세계 주식 가치는 거래량 가중 평균 가격을 토대로 결정됐다. 신세계 주식 63만 5643주는 2758억 원의 평가를 받았고, 기업은행은 이에 해당하는 보통주를 교부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현물 출자 당일 신세계의 주가가 상승하고 63만 5643주의 가치는 3143억 원으로 증가했고 장부에 기록됐다는 설명이다.
당시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실질적인 당시 지분 가치는 2758억 원이라는 것.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모두 처분하며 약 140억 원의 이익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특히 금번에 매각한 이마트 지분 역시 선제적인 감액을 통해 회계상 손실이 나지 않는 구조를 짰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이마트 보유 지분에 대해 감액 손실을 인식했고, 이에 3분기 말 장부가격은 15만 7500원으로 조정됐다. 장부상 매각이익이 반영된다면 이는 순이익 단에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오랜 지분 보유 기간과 그간의 기회비용을 감안했을 때 이번 거래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계 전문가는 "특히 이마트 지분의 경우 선제적인 감액 등을 통해 회계상으로도 손실이 나지 않는다"며 "그러나 10여 년간 장기 보유하며 발생한 일종의 '기회비용' 등을 감안할 때 투자의 관점에서 성공한 투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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