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라이온켐텍, 부도난 공장 떠안아 '합성왁스' 1인자로①'남들이 안하는 것 해야 살아 남는다' 국산화 이어 수출까지
한형주 기자공개 2017-04-26 10:10:00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5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합성왁스 시장 1위, 인조대리석 시장 3위 업체.설립 45년 차의 중견기업 라이온켐텍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수식어다. 이 회사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만한 지위에 오르게 됐는지를 알면 더욱 실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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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건이지만 박 대표의 비즈니스 감각이 입증된 순간이기도 했다.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해야 살아 남는다'는 일념으로 1982년 국내 최초, 세계에서 4번째로 폴리에틸렌 왁스를 자체 생산(한국화학연구소와 공동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이듬해엔 역시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2번째로 폴리프로필렌 왁스도 개발했다.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합성왁스가 라이온켐텍에 의해 국산화로 대체된 시점이었다. 국내 합성왁스 시장 내 라이온켐텍의 1등 지위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지금은 오히려 해외에 수출도 한다.
합성왁스는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을 열분해할 때 생산되는 백색가루 형태의 필수 기초화학 첨가제다. 제품 특성상 고객사와 한 번 거래를 트면 오랜 기간 납품이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작년 말 기준 라이온켐텍의 합성왁스 시장 점유율은 42%로 국내에선 거의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현재는 해외 약 40개 사로 합성왁스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라이온켐텍이 이제는 주력 제품이 된 인조대리석(건축 내·외장재로 사용) 생산에 나선 것은 현재의 상호로 변경된 2001년부터다.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이기도 했다. 신규 사업으로 뛰어 들었지만 제품이 생각만큼 잘 팔리지 않았다. 2002년 들어 수익성이 바로 저하되더니 2003년을 기점으로 3년여 간 순손실이 야기됐다.
'위기에서 기회를 잡는다'는 말은 라이온켐텍을 두고 하는 얘긴 것 같다. 실적 부진에 허덕일 무렵 참가한 국제 인조대리석 전시회가 공교롭게 재기의 발판이 됐다. 현장에서 라이온켐텍 제품을 접한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인지도가 오르면서 국내에서 외면받은 인조대리석에 수출 수요가 붙기 시작했다.
2007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 전환했고, 2009년엔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했다. 2012년엔 20%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약 8%에서 16%로 2배가량 수직 상승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은 27%대에 달한다. 이 기간 제품별 성장률은 인조대리석이 31%로 합성왁스(약 20%)보다 높다. 라이온켐텍은 현재 미국과 러시아, 스페인, 영국, 독일 등 전세계 24개 국에 인조대리석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라이온켐텍은 국내 인조대리석 시장에서도 LG하우시스와 삼성SDI(옛 제일모직) 등 굴지 대기업에 이은 점유율 3위 업체로 거듭났다. 건설업 침체에도 불구 낡은 주택에 대한 리모델링 수요가 늘면서 인테리어 산업이 호황을 누린 덕을 봤다. 인조대리석 생산은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과점화된 시장 환경 등으로 진입장벽이 견고해져 신규 경쟁자의 출현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작년 말 기준 라이온켐텍의 왁스 및 대리석 사업부 매출 비중은 각각 20%, 8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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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하게 짜여진 사업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라이온켐텍은 2013년 국내 증시 입성을 추진하게 된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명실상부 글로벌 정밀 화학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한국 최초로 합성왁스를 생산, 독점적 입지를 확보한 점 △납품처의 90%가량이 5년 이상 장기 거래업체인 점 △10년 간 연 평균 4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인조대리석 제조 경쟁력 등을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당시 라이온켐텍은 주가수익비율(PER) 약 12배를 실적(당기순이익)에 적용, 1만~1만 2000원의 주당 희망공모가 밴드를 책정해 내놨는데 공모주 청약 결과 최종 가격이 1만 2500원으로 결정됐다. 확정 공모가가 희망가 밴드 상단을 넘어섰다. 라이온켐텍을 향한 투자심리가 얼마나 우호적이었는지를 방증한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를 포함해 총 480여 기관이 참여한 수요예측 경쟁률은 370대 1을 웃돌았다. 전체 참여자의 90%가량이 주당 1만 3000원 이상을 적정가로 매겼을 정도로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결과적으로 라이온켐텍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모자금으로 기존 예상보다 훨씬 많은 370억 원을 끌어 모았다.
현재 라이온켐텍의 주가는 1만 6800원(3일 종가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주식 총수를 감안한 시가총액은 2585억 원이다. 라이온켐텍의 최대주주는 작년 말 기준 44.17% 지분을 보유한 박희원 대표다. 오너일가 지분율 합계는 62.4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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