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안전, 대표 직무대행 선임 '암초' 대표이사로만 등기 가능해 오해 소지 우려, 향후 거취도 관건
안경주 기자공개 2017-04-17 10:48:45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4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기의 전 KB국민카드 사장이 현금수송업체 한국금융안전 상임이사 및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대주주 청호이지캐쉬가 한국금융안전 경영권 확대의 일환으로 꺼낸 '최기의 상임이사' 카드를 다른 주주들이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논의과정에서 현행법상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아닌 '대표이사'로만 등기임원을 등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식 대표이사가 선임된 후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거취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안전은 지난 11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청호이지캐쉬가 추천한 최 전 사장을 상임이사 및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 7일 한국금융안전은 이사회를 열고 상임이사 및 대표이사 직무대행 선임 문제를 한 차례 논의했으나 주주간 이견만 확인한 채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열린 주주협의회에선 청호이지캐쉬의 의견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금융안전 이사회 관계자는 "청호이지캐쉬에서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추천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주주들간 논의가 있었다"며 "청호이지캐쉬의 의견을 수용, (대표이사 직무대행 선임을) 긍정적인 면에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주협의회는 대표이사와 상임이사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주주협의회는 대주주 청호이지캐쉬(지분율 37.05%)를 비롯해 우리은행(15%), KB국민은행(14.96%), 신한은행(14.91%), IBK기업은행(14.67%)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금융안전의 경우 이병록 사장(대표이사)의 임기가 지난달 28일 끝났다. 하지만 신임 사장이 정해지지 않아 이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청호이지캐쉬를 제외한 주요 주주들은 신임 사장을 선임하기 전까지 현 체제를 유지키로 했지만 최근 논의에서 대표이사 직무대행체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대표이사 직무대행 논의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암초를 만나 더 이상 진척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상임이사 및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 등기임원으로 등재하기 위해선 현 대표이사(이병록 사장)를 등기에서 삭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제는 현행법상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아닌 '대표이사'로만 등기임원으로 등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금융안전 내부에선 대표이사 직무대행이라고 하지만 법적 지위가 대표이사가 된다는 점에서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이사회 관계자는 "법적으로 대표이사로 등기가 되면 오해의 소지가 있고, 최근 노동조합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갈등 사태가 커질 수 있어 부담"이라며 "실무적으로 해결점 등을 더 찾아보고 다음 이사회 전이나 이사회 때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된 후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확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사회는 대표이사 직무대행체제로 한국금융안전의 경영을 맡길 수 없다는 점에서 신임 대표이사를 추후 선임할 계획이다. 문제는 대표이사가 선임됐을 때 대표이사 직무대행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약속됐는지 여부다.
주요 주주들은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되면 상임이사 및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떠나 비상임이사로 가는 것에 대한 확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금융안전 이사회는 다음달 9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 이후에 신임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동안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가 대표이사로 내려왔다는 점에서 대통령 선거 이후에나 정부의 인사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빠르면 2개월 후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이사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동향 파악이 안된다는 점에서 언제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된다고 얘기하기 어렵고, 길면 6개월에서 1년까지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 있다"며 "다만 빠르면 2개월 후 신임 대표이사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거취 문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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