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빅딜 2년, '그룹 모태' 새 판 짠다 [한화 방산사업 재편]실탄축적 인수대금 6월 완납, '분할 정비' 대형 M&A 포석 관측
박상희 기자공개 2017-05-02 08:31:0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삼성그룹과 빅딜로 방산부문을 강화한지 지 2년 만에 한화테크윈 물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정비에 나선다. 한화테크윈이 3개 자회사로 쪼개지면서 2개 자회사를 보유하던 지배구조가 4개 자회사와 1개 손자회사를 두는 것으로 바뀌게 됐다. 그룹 모태인 방산 계열사가 교통정리로 외형이 확대되면서 영향력이 확대되는 양상이다.한화의 방산부문은 삼성그룹과 빅딜 이후 석유화학·금융 등과 함께 그룹의 핵심 사업군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화테크윈·한화시스템·한화시스템 등의 자산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5조6524억 원이다. 매출액 총액은 3조 5188억 원에 육박한다.
업계는 한화테크윈 물적분할이 향후 관련 대형 인수합병(M&A) 등을 염두에 두고 방산부문을 키우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물적분할' 인수잔금 완납 시기와 조절
한화테크윈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물적분할을 통해 방산사업본부, 에너지장비사업본부, 산업용장비부문 등을 자회사로 편입키로 결의했다. 분할기일은 7월 1일이다. 한화는 2015년 6월 29일 삼성테크윈 최대주주였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매수하면서 상호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했다. 이어 8월에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삼성으로부터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등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전격적으로 방산부문 지배구조 정비에 나섰다.
분할기일은 인수 잔금을 치르는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 인수대금 8232억 원 가운데 4719억 원을 지분 취득시 지급하고, 잔금 3513억 원을 2016년 6월과 2017년 6월 2회에 걸쳐 분납하는 것으로 삼성 측과 계약을 했다. 인수잔금 납부가 마무리되는 6월 이후 물적분할이 이뤄진다.
|
한화는 삼성으로부터 한화테크윈과 한화시스템을 인수한 직후 방산부문 재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을 인수한 2015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별 독립운영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DS 사업부 및 PS 사업부는 항공·방산부문으로, SS 사업부는 시큐리티 부문으로, MS 사업부는 산업용장비 부문으로 변경했다.
독립운영 체제 구축은 물적분할을 통한 자회사 설립의 단초가 됐다. 사업별로는 방산사업본부, 에너지장비사업본부, 산업용장비부문이 각각 물적분할을 통해 한화다이나믹스 주식회사(가칭), 한화파워시스템 주식회사(가칭), 한화정밀기계 주식회사(가칭) 등으로 나뉜다.
한화테크윈의 물적분할로 한화그룹의 방위부문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한화테크윈 사업 부문 간 유기적인 상관관계가 떨어져 시너지 창출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물적분할로 아쉬웠던 부분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분할되는 항공엔진, 방산, 에너지장비, 산업용장비, 시큐리티사업 등 각각의 사업부문 별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플레이어로 키우겠다는 게 한화그룹의 전략이다.
◇ 테크윈·시스템·디펜스 인수 외형증대, 제2도약 기반
한화그룹의 방산 관련 사업은 ㈜한화의 화약·방산·기계제조부문 및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에서 영위하고 있다. 한화테크윈 등을 인수하기 이전인 2014년 한화그룹의 방산 비즈니스는 ㈜한화가 영위하는 사업부문 중 하나였다. 그러다가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 그룹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자리를 잡았다.
|
2014년 말 기준 5조 4583억 원 수준이던 한화그룹의 방위부문 자산 규모는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등을 인수한 2015년 10조 2604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화디펜스를 인수한 2016년 말 기준으로는 12조 7106억 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액도 상승 추세다. 2014년 말 기준 1조 4082억 원에 그치던 방위사업 부문 매출액 규모는 2015년 3조 5585억 원 수준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5조 8320억 원을 기록했다. 2년 사이 4배 가까이 매출액이 불어났다.
한화는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의 합류로 관련 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방위사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방위산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지속적인 M&A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한화는 여기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우조선해양 등 향후 민영화가 진행될 업체의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방위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한화테크윈의 물적분할이 향후 대규모 M&A 등을 염두에 두고 이에 앞서 한화그룹 내 방산부문 지배구조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의 물적분할은 각 사업부문을 별도 자회사로 분할해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도 있지만 지배구조로 변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향후 대형 M&A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