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주사 백지화]삼성물산, 생명 보유 전자 지분 8.73% 인수하나보험업법 개정안 등 부담…부채비율·강제 지주사 전환 걸림돌
길진홍 기자공개 2017-05-08 08:18:4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02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지주사 전환 중단을 선언하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처리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연결 고리가 끊어질 것으로 예측됐으나 계획이 불발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삼성생명은 2017년 4월 현재 삼성전자 지분 7.61%를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2.78%를 소각할 경우 지분율이 8.73%로 확대된다. 시가로 환산하면 약 27조 2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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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소유는 그 동안 외부에서 끊임없이 지적을 받아왔던 문제다. 금산분리 이슈와 맞물려 지분율 해소 압박이 지속됐으며, 보험회사의 계열사 지분 보유 한도를 취득가가 아닌 시가로 변경하는 보험업법 한도 규제 움직임과 맞물려 지분 해소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지름길로 꼽혔다. 삼성전자 분할 후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주사와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 8.73%를 각각 소유하게 된다.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삼성전자 지주사에 넘기고, 삼성전자 지주사 지분은 삼성물산에 매각하는 형태로 지분율 해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 됐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전량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삼성전자 지주사와 삼성물산으로 흩어져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1.53%에 대한 매각도 같은 구조로 이뤄질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전면 중단하면서 이 같은 계획 실현이 당장 어렵게 됐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소유에는 법적인 걸림돌이 없으나, 향후 보험업법 한도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일시에 지분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에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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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삼성물산의 삼성생명 소유 삼성전자 지분 인수를 꼽고 있다. 지주사 전환이 좌초된 상황에서 그룹 지배 정점인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인수는 우회적으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 동시에 금산분리 이슈에서도 한결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자금이다. 삼성전자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각각 8.73%와 1.53%를 매입하는데 약 32조 원이 필요하다. 인수자금을 전량 차입으로 조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부채비율이 96%에서 273%로 치솟는다. 외부 조달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 연간 이자비용은 6400억 원 수준으로 삼성전자로부터 유입되는 배당금으로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또 삼성전자 지분 취득으로 강제 지주사 전한 위험에 노출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인수할 경우 지분율이 13.74%로 치솟는다. 시가로 42조 원 규모다. 이는 삼성물산 자산의 60%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 자산총액에서 보유 중인 자회사 주식가치(대차대조표 가액) 합계가 차지하는 비중(지주비율)이 50%를 넘을 경우 지주사로 전환토록 하고 있다. 그룹 의지와 무관하게 지주비율이 50%를 초과할 경우 강제 지주사 전환 대상이 된다.
삼성물산은 지주사로 전환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삼성생명 지분을 소유할 수 없게 된다. 삼성물산, 삼성생명·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뼈대가 흔들릴 수 있다.
재계는 이에 따라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소유의 삼성전자 지분 인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 삼성물산 자산을 불려,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삼성전자 지분 인수를 순차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삼성물산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자본이 대폭 불어날 경우, 지주비율 50% 초과 부담을 덜고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보험업법 한도 규제가 무산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함 삼성전자 지분 5%를 초과하는 3% 범위 내에서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렇게 될 경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인수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다.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는 결국 삼성물산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개선되느냐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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