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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주사 백지화]'사실상 지주사' 무거워진 삼성물산의 어깨제조·금융 지배 최정점···지주사 기능 강화 전망

박창현 기자공개 2017-05-02 11:05:57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8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카드를 포기하면서 제조와 금융 부문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삼성물산에 시장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전략실 해체와 총수 부재, 삼성전자의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 포기가 맞물리면서 삼성물산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질적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전담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검토해오던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주사 체제가 사업 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크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지주사 포기라는 강수를 두면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 분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 지배구조 구도에서 사실상의 지주사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역할이 더 강화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 체제의 최정점에 서 있다. 그 출발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한 몸이 되면서 '이재용 부회장 → 삼성물산 → 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통해 다시 핵심 계열사들을 장악하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한 핵심 주주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지배의 핵심 키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단일 주주 중 가장 많은 7.5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스스로도 삼성전자 지분을 4% 넘게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핵심 제조 계열사를 지배하는 핵심 축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삼성생명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와 삼성화재, 삼성증권을 관할하며 사실상 중간 금융지주사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큰 그림을 놓고 보면 결국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지렛대 삼아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제조 부문과 삼성생명이 관할하는 금융 부문을 모두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삼성물산 자체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제일모직과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건설과 △상사 △패션 △리조트 △급식/식자재 유통 △바이오 사업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 자체가 커다란 지주사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 포트폴리오와 지배구조 상의 역할,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결국 기능이 마비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삼성물산이 맡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과거 미래전략실처럼 직접 경영 전략을 구상해서 각 계열사에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상향식 지배 방식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은 낮다. 과거로의 회귀라는 시장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감시 관리와 각 사간 의견 조율에 중점을 두는 협의체 성격의 지주사 기능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총수 부재의 비상 상황에서 효율적 조직 관리를 위한 계열사 관장과 경영진단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주사 전환을 통한 관련 기능 이관이 불가능해진 만큼 관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통합 관리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트롤타워 역할해야 할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전사 차원의 종합 관리 기능이 상당히 약해졌다"며 "지주사 전환을 통한 권한 이관이 불가능해지면서 결국 삼성물산에 관련 기능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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