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거품 논란' 영실업, 지난해 실적 반등 콩순이·시크릿쥬쥬 등 스테디셀러 선전… PAG-헤드랜드 소송 '지속'
윤동희 기자공개 2017-05-08 13:38:42
이 기사는 2017년 05월 04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자가 실적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소송전에 휘말린 영실업이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을 다시 돌파했다. 전성기 수준의 매출과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회복했지만 소송은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영실업은 지난해 매출 1030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에비타(EBITDA)는 2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영실업의 지난해 실적이 눈에 띄는 이유는 2015년 회사의 새 주인이 된 중국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PAG(Pacific Alliance Group)가 전 주인인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헤드랜드캐피탈이 분식회계 등을 통해 실적을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PAG는 지난해 말 홍콩 법원에 헤드랜드캐피탈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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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는 1년 전 국내 완구업체 영실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헤드랜드캐피탈은 과거 HSBC의 PE 사업부서로 출발한 이후 MBO(Management Buy Out: 임직원 매수) 형태로 독립했으며, 2015년 6월 이름을 HPEF캐피탈로 바꿨다.
PAG는 2015년 4월 헤드랜드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던 국내 완구회사 영실업의 지분 96.5%를 2200억 원에 인수했다. 2012년 12월 600억 원에 영실업을 인수했던 헤드랜드캐피탈은 투자한 지 만 3년도 채 안돼 투자원금의 3배가 넘는 금액으로 엑시트에 성공하며 시장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적용된 에비타 배수(EV/EBITDA)는 6.83배였다.
영실업의 실적은 PAG로 인수된 직후 급락했다. 2014년 매출 1117억 원, 에비타 305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영실업은 PAG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2015년 771억 원의 매출과 168억 원의 에비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1년 만에 매출이 30% 넘게 줄어든 셈이다.
PAG는 이러한 실적 급락 등을 문제 삼고 지난해 홍콩 법원에 헤드랜드캐피탈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PAG는 손해배상 금액으로 400억 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PAG가 영실업을 인수할 당시 지불한 금액의 약 20%에 달하는 규모다.
PAG 주장처럼 영실업의 에비타 산정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으나, 시장 경쟁 강도가 올라간 점도 실적 악화의 주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영실업은 2013년 출시한 변신로봇완구 '또봇'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했지만, 이듬해부터 일본 반다이의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와 손오공의 터닝메카드 등 경쟁자에 시장 주도권을 뺏겼다.
하지만 지난해 또봇과 같은 '스타' 상품에만 의지하지 않고 콩순이, 시크릿쥬쥬, 바이클론즈 등 스테디셀러 상품과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PAG는 영실업이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으나 소송은 계속해서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헤드랜드캐피탈이 지분거래를 위한 협상 당시 매각 가격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에비타 상향을 위한 비정상적 회계처리를 했다는 구체적 증거를 확보한 만큼 승소를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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