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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소집' 산은, 강경대응 나섰다 [금호타이어 M&A]中법인 한한령·불매운동 직격탄…"더블스타에 안 팔면 올해 못 넘겨"

김장환 기자공개 2017-05-29 09:20:0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6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과 마찰을 빚으면서도 별 다른 의견을 보이지 않던 산업은행이 강력한 대응 방침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채권 연장안을 두고 우리은행과 마찰을 빚고 있다는 얘기들이 전해진 가운데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해결책은 더블스타타이어로 매각 밖에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셈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 주관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주주협의회를 소집했다. 우리·국민·수출입·농협·하나은행 등 주요 주주협의회 실무진들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인근에 모여 회의를 갖기로 했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컨소시엄 허용 요구를 받아들일지 논의하기 위해 지난 3월 17일 주주협의회를 개최한 후 두 달여 만의 모임이다.

산업은행의 이번 주주협의회 소집 이유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사정을 나머지 주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확인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경영사정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 지난 2년 동안 상당히 악화됐지만 주주들이 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상황이 어떤지를 설명하기 위해 이날 주주협외희를 소집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특히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이 심각한 경영 사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국 배치로 중국은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을 시행했고, 또 중국민들의 반한 정서 확대로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지난 몇 달간 벌어졌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 완성차 판매고가 이로 인해 줄면서 이곳을 주력 납품사로 삼아 수익을 냈던 금호타이어 중국법인도 수익성이 더욱 약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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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올 1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같은 추세가 명확히 확인된다. 금호타이어는 남경과 천진, 장춘 등 중국 생산 공장 별도법인과 한 곳의 판매법인(Kumho Tire China) 등 중국에 총 4개 법인(홍콩 제외)을 설립해두고 있다. 이들 법인은 올 1분기 모두 수십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천진법인(Kumho Tire Tianjin)이 이 기간 가장 많은 79억 원대 적자를 냈고, 남경법인(Nanjing Kumho Tire)과 장춘법인(Kumho Tire Changchun)도 58억 원, 30억 원대 손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수익도 문제지만 심각한 재무상태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판매법인의 재무 압박이 과도한 수준이다. 금호타이어 차이나는 올 3월 말 기준 자산총계가 1921억 원, 부채총계가 3233억 원으로 1312억 원대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가 장기간 누적된 탓이다. 금호타이어 차이나는 올 1분기에도 53억 원대 순손실을 냈다.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들 중국법인에도 별도로 대규모 차입을 실현해두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천진과 난징법인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건물과 기계장치 등을 차입금 담보로 제공해두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해당 담보물에 설정된 채권최고액은 2007억 원 가량이다. 채권최고액이 통상 120% 정도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보면 1700억 원대 차입을 실현해둔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은행은 이를 근거로 주식매매계약을 맺은 중국 더블스타타이어로 매각이 서둘러 이뤄지지 않으면 금호타이어가 올해 위기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매각이 수포로 돌아가면 법정관리에 돌입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내놓고 있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주주협의회는 금호타이어 채무를 장기간 상환받을 수 없게 되고, 또 이 과정에 채무재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오늘 주주협의회에서 산업은행의 설명을 자세히 들어봐야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무언가 결론을 내려는 자리는 아니고 일단 설명을 들어보기 위해서 이날 모임을 갖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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