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08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키는 정부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편안을 의원입법으로 상정, 6월 임시국회 내 처리한다는 목표다.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다른 대선후보들 조차 공약으로 내놓은 안건인 만큼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 과제가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모양새다.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꿀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판단에서다. 법안 발의가 가능한 독립된 정부 부처로서 종합적이고 일관된 창업·벤처 및 중소기업 정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차관급 수장을 둔 중소기업청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외청으로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등 장관급인 다른 부처와 힘의 균형이 맞지 않았다. 입법발의권은 물론 부처간 행정조정권마저 없어 정책의 비효율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이 진행하는 지원방안과 유사한 정책이 다른 부처 산하기관에서 중복 추진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중소기업청이 관리·감독하는 벤처캐피탈과 금융위원회 산하 신기술사업금융회사가 대표적이다. 모두 벤처기업 투자업무를 주목적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어 동일한 정책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주무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완전히 별개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창업·벤처 기업 투자 통계에서 조차 누락될 정도다. 중소기업청은 한국벤처투자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를 통해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벤처기업 투자금액은 물론 창업투자조합 결성 금액 등을 매달 점검해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정부의 정책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됐는지 파악하기 위한 용도다. 그러나 신기술사업금융회사가 운영하는 신기술투자조합의 투자금액이 빠져있어 반쪽짜리 통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와 달리 여신금융협회는 신기술사업금융사의 투자나 펀딩 통계를 전혀 집계하지 않고 있다.
시설자금이나 투·융자금, 연구개발(R&D) 자금 등 기업과 관련한 거의 전 부처 산하기관에서 진행하는 사업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정부기관에서 벤처·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이니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여간 혼란스러운 게 아니다. 인증기관이나 지원 조건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벤처투자와 마찬가지로 자금 지원에 대한 통계도 없다.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만드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정책의 기획·종합 부처로서 과거와 다른 위상을 가질 전망이다. 업무 영역도 넓어지고 권한도 강해진다. 그 만큼 책임과 의무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전과 달리 창업·벤처 및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의 합병보다 벤처지원과 관련한 정보를 아우를 수 있는 통계 시스템 확보 권한이 중소벤처기업부에 더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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