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가 롯데시네마 법인 분할 도화선됐다 30% 육박 매출증가율 1%대로 추락…시장점유율 30% 코앞에서 고전
노아름 기자공개 2017-06-12 08:02:08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9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9월 롯데쇼핑에서 독립해 별도 법인으로 분할되는 시네마 사업본부가 최근 수년간 국내서 성장이 정체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에 육박하던 매출증가율은 1%대로 추락한 상태다. 적정수준의 사업가치 인정 등 분할의 표면적 목적 이외에도 외형 축소에 따른 고민이 롯데시네마가 홀로서기를 하게 만드는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지난 8일 롯데쇼핑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시네마 사업본부를 분할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가 롯데쇼핑 사업부 내에 속해있어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 그리고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백화점·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 사업과 영화 등 서비스 사업을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이다.
다만 경쟁사 CJ CGV 등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 IPTV와 디지털 VOD 서비스 등 영화관 대체 플랫폼 증가 등이 롯데시네마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으로서는 영화 사업부문 독립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던 시점으로 풀이된다.
2조 원 대에 불과한 국내 영화산업 시장은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한 CJ CGV가 독주하는 가운데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이 뒤따라가는 구조가 수십년 째 고착화된 상태다. 후발 주자인 롯데시네마는 백화점 등 그룹사 유통망을 활용해 CJ CGV를 부지런히 뒤쫓았다.
성장의 과실을 맛본 건 2014년이다. 롯데시네마는 2014년 영화관 운영을 통해 매출 5941억 원을 거둬들이며 5000억 원 선을 처음 돌파했다. 68곳에 불과했던 영화관을 102곳까지 늘리며, 25%에 머무르던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 결과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듬해에는 전년대비 13.4% 감소한 매출 5146억 원을 기록하며 도리어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CJ CGV는 티켓 판매를 통해서만 전년대비 2.1% 증가한 매출 5935억 원을 거둬들이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성장세가 한풀 꺾인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5212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전년대비 소폭 성장했다. 전년보다 매출이 1.3% 증가해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롯데시네마가 4년간(2010~2014) 연평균 20%씩 외형을 키워갔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는 체면치레한 정도다. 매출이 폭등하던 2012년과 2014년에는 매출증가율이 30%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급격히 외형이 축소되자 롯데쇼핑으로서는 법인 분할을 통해 시장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롯데시네마가 유통 이외의 영화산업 자체에 집중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 유아전용 상영관, 만화카페 등이 포함된 영화관처럼 특색 점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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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는 롯데쇼핑 내 사업부문 중 하나이므로 별도로 실적을 공시하지 않는다. 다만 사업보고서에 밝힌 한국 영화산업 전체의 극장 매출, 그리고 롯데시네마 시장점유율(입장객 기준)을 토대로 롯데시네마가 국내 극장서 거둬들이는 매출액을 추산했다.
해당 추정치에는 롯데시네마의 또다른 수입원인 영화제작 및 투자·배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롯데시네마는 티켓 판매 이외에도 영화제작 및 투자·배급을 통해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영화제작 및 투자·배급을 통해서는 약 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롯데쇼핑은 8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롯데쇼핑 시네마 사업본부를 롯데시네마 주식회사(가칭)라는 독자법인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시네마사업부의 순자산을 현물출자하며, 롯데시네마는 롯데쇼핑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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