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지주사 전환시 자산 증식 어떻게 하나 내달부터 지주사 요건 5000억원…자사주 스왑 및 자산재평가 예상
이윤재 기자공개 2017-06-12 08:14:58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9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회사 전환을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로 계획한 제일약품이 자산 요건을 어떻게 갖출지에 관심이 쏠린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신(新) 제일약품과 주식스왑을 하고 보유 중인 부동산 등에 자산재평가를 병행해 자산을 5000억 원까지 불릴 것으로 보인다.제일약품은 지난 1일을 기준으로 인적분할을 완료했다. 기존 제일약품 투자부문이 존속법인으로 제일파마홀딩스가 됐고 사업부문은 신제일약품으로 신설됐다. 두 법인은 다음달 각각 변경상장과 재상장할 예정이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아직 분할기일 기준 재무제표가 공개돼 있지 않다. 가장 최근 시점인 지난해말 기준으로 이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해당 기간 제일파마홀딩스의 자산총계는 946억 원이다. 다음 달부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성립 자산요건이 기존 1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확대되는 걸 감안하면 한참 밑도는 수치다.
허들은 높아졌지만 제일파마홀딩스는 요건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인적분할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사례에서 일반적인 자사주 활용법 덕분으로 풀이된다. 분할 전 제일약품은 자기주식 14.23%를 보유하고 있었다. 인적분할로 신 제일약품으로 배정될 자기주식은 제일파마홀딩스 투자지분으로 바뀐다. 결과적으로 제일파마홀딩스는 신 제일약품 지분 14.23%를 갖게 된다.
제일파마홀딩스는 新제일약품 지분을 공정가치로 평가해 다시 자산에 편입시킨다. 주가 흐름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분할직전 제일약품의 시가총액을 토대로 지분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당시 제일약품의 시가 총액은 1조 원 안팎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해당 지분 가치는 1400억 원 이상이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신 제일약품과 주식스왑을 단행할 수 있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주식스왑을 통해 최소 7%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자사주 일부를 신 제일약품 주식과 맞바꾸는 주식스왑을 통해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스왑까지 마치면 제일파마홀딩스가 보유한 신 제일약품 지분 가치만해도 최소 2000억 원대를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주식스왑 시점은 신 제일약품 주가가 상승세고, 제일파마홀딩스 주가가 낮게 형성될 때가 유리하다. 오너일가 등이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데다 지분 가치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동산 자산 재평가도 자산 증식 카드로 꼽힌다. 제일약품이 제출한 분할신고서에 따르면 인적분할 후 新제일약품으로 넘어가는 부동산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백암공장 뿐이다. 나머지 서울 본사, 부산 금정구 사옥 등은 제일파마홀딩스 소유다.
서울 본사는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인근에 지상 14층, 지하 4층 규모 빌딩이다. 지난해말 기준 서울 사옥 토지와 건물 장부가액은 각각 72억 원, 99억 원으로 총 171억 원으로 계상됐다. 사평대로에 바로 인접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자산재평가로 인한 차익은 장부가액 대비 수 배~십수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자산 재평가 등으로 자산 요건 5000억 원을 충족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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