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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대출상품 리뉴얼 속내는 여신액 증가 속도 조절,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 목적

신수아 기자공개 2017-07-03 10:15: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9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가 설립 초기 '효자' 상품인 '직장인K 신용대출'을 일시 중단한다. 하반기 주택담보대출을 준비 중인 케이뱅크가 여신 증가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과도한 신용대출을 줄이고 담보대출 비중을 높여 자산 리밸런싱을 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직장인K 신용대출'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직장인K 신용대출은 상환 방식에 따라 원리금 균등과 만기 일시를 선택할 수 있었다. 케이뱅크는 7월 1일 0시부터 원리금 균등과 만기일시 상환 판매 모두를 중단한다.

케이뱅크는 앞서 직장인K 신용대출가운데 마이너스통장 방식 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사실상 직장인K 신용대출이 당분간 전면 중단되는 셈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조만간 '마이너스 대출' 상품을 별도의 카테고리로 만들어 우선 출시할 계획"이라며 "(신용대출 상품도) 금리수준에 대한 분석 및 조정 등 재정비 작업을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여신 규모의 빠른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문을 연 케이뱅크의 현재 총 여신액은 약 5700억 원이다. 매달 2000억 원의 여신이 발생한 셈이다.

시중은행_가계신용대출_증감

실제 이는 기존 시중은행 대비 가파른 증가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씨티·농협·IBK기업은행 등 8개 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월평균 순증액은 약 1145억 원으로 계산된다. 이는 지난 3개월간 케이뱅크 월별 여신 순증액(2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물론 지난해 모든 은행의 여신 규모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일찌감치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들어가며 비우량 자산을 정리했던 씨티은행과 가계 대출 고삐를 죄며 대출이 줄은 하나은행은 여신 규모가 감소했다. 이 두 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의 지난해 월별 평균 순증액은 약 1603억 원. 이 역시 케이뱅크 여신 순증액의 80% 수준에 그친다.

올해 상황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정부가 가계 대출을 집중 관리했던 올 1분기 각 은행의 여신 잔액은 상당폭 감소했다. 1분기 잔액이 증가한 곳은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과 농협 단 네 곳 뿐이다. 이들 은행의 월평균 여신 증가액은 794억 원으로 케이뱅크 월평균 증가액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사업 초기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적극 홍보했던 케이뱅크의 마케팅과 금융 당국 기조에 따라 변동성이 큰 가계 대출의 특징을 감안할 때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단기간 케이뱅크의 여신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점은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출시를 앞둔 케이뱅크가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 대비 상환이 장기간 이뤄지고 대출금리가 낮지만, 담보가 설정된 만큼 자산으로서 안정성은 높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6월 말 현재 예대율 90% 초반, BIS자기자본비율 20% 선을 기록하는 등 주요 경영지표는 안정적이나, 오픈 초기 급성장하고 있는 신용대출에 대한 사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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